금강산에 '광고' 바람

"천하의 명산 금강산 방문을 환영합니다". 이는 북한 고성항(장전항) 입구에 세워진 현대해상화재의 대형 옥외광고판에 새겨진 문구로, 최근 금강산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금강산 현지에 이러한 형태의 글귀를 담은 국내기업의 옥내외 광고판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일 현대아산과 금강산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에 따르면 정부 관광경비 보조, 이산가족 상봉 등 잇따른 호재로 향후 금강산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강산 현지광고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금강산 지역에 국내기업의 광고판이 처음 세워진 것은 지난 1999년 3월로, 하이닉스반도체(광고당시 현대전자)와 온세통신이 금강산 현지광고를 먼저 시작한 뒤 현대해상화재와 현대백화점, 국민카드, 외환카드 등이 잇따라 금강산에 진출했다.현재 금강산 현지광고를 실시 중인 기업은 12개 정도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광고 참여 기업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SK텔레텍과 한국산업은행,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5, 6개 기업이 이달 중으로 금강산 온정리 사업지구 내에 옥내광고판을 설치키로 하고, 현재 금강기획과 실무적인 문제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강산 현지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는 북측이 금강산 관광사업 초기와는 달리 광고판에 '한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등 광고여건이 좋아진 이유도 있다.

옥내외 광고판, 시계탑 광고판, 관광안내도 형태의 금강산 현지광고는 주로 온정각 휴게소와 온천장, 고성항 지역에 걸쳐 실시되고 있으며, 광고규모는 연간 18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강기획의 곽기황 차장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활성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금강산 현지광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북한지역 내 광고라는 상징적 효과와 함께 민족의 염원인 통일실현에 적극 참여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 현지광고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