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불발 증시 영향

입력 2002-05-01 15:21:00

"또 하이닉스야?"하이닉스 매각안이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한 투자자가 보인 반응이다. 하이닉스 만큼 국내증시에 두고두고 부담을 준 '재료'도 없었던 탓일게다. 그만큼 식상한 재료이긴 해도 한국경제 구조조정의 바로미터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그냥 넘겨 버리기도 쉽지 않다.

하이닉스 매각안 불발에 따른 증시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 처리 뉴스에 대해 그동안 증시는 변덕스런 반응을 보여 왔기 때문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규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증시는 어떻게 반응했나

하이닉스 매각안 불발 소식이 전해진 30일 국내증시는 보합권 등락을 거듭, 하이닉스 바람을 타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830선 아래로 주저 앉았지만 하이닉스 매각안 불발이 단기적 악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며 지수는 강보합권으로 마감됐다.

이날 지수는 전날에 비해 3.83 포인트 오른 842.3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반등에 실패하며 0.36 포인트 떨어진 73.34로 장을 마쳤다.

▨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은

이날 하한가를 기록중이던 하이닉스는 장중 부결 발표가 나자 독자생존에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내려 결국 6.11%의 상승으로 마감, 급격한 투자심리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하이닉스의 처리 불투명성이 고조됐다는 점에서 추격매수는 삼가하라는 것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사회의 매각안 부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른 방안으로 매각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독자생존을 하더라도 감자 가능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증시에 큰 충격 없을 것이란 전망

하이닉스 매각안 부결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삼성증권 김도현 연구원은 "외환은행 약세 등 은행주의 움직임에서도 알 수 있듯 매각 부결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다"며 "그러나 하이닉스 문제는 이미 시장에 계속 존재해 왔기 때문에 리스크를 가중시킨다는 측면을 제외하면 크게 영향을 미칠 요인은 못된다"고 밝혔다.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

재료 자체로서의 파괴력 보다는 국내 증시가 하락조정 기조에 접어든 시점에서 나타난 뉴스이기 때문에 증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사이버애널리스트 김경수(필명 초생달)씨는 "대한민국의 주가가 투기적이긴 하지만 급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구조조정 때문인데 하이닉스 매각 불발은 이것이 원점으로 돌아갔음을 의미한다"며 "반도체 가격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와중에 나타난 하이닉스 매각 불발은 증시에 큰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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