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3 성적 사상 최악

입력 2002-05-01 12:25:00

지난달 18일 치러진 모의고사 분석 결과 올해 대구지역 고3생들의 학력 수준이 지난 94년 수능시험 실시 이후 최악으로 나타났다.

고교 교사들 역시 올해 수험생의 수업 이해도나 성취도 등이 사상 최저 학력이라고 평가받던 작년의 '이해찬 1세대'보다 더욱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어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구 일신학원이 지난달 모의고사 대구 응시생 2만4천808명의 성적 분포를 조사한 결과 인문계의 경우 고3 응시생이 재수생보다 3배 이상 많았지만 최상위권 대학 지원이 가능한 340점 이상 득점자는 재수생이 302명으로 고3생 221명보다 많았다.

고3생이 재수생보다 4.5배나 많은 자연계에서도 의대.한의대 지원이 가능한 350점 이상 득점자는 재수생 537명, 고3생 19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과 응시생 규모가 비슷한 작년 5월 모의고사에서 나타난 고3생-재수생 득점자 분포와 비교해볼 때 올해 고3생들의 학력 저하는 더욱 두드러져 올해 입시에서는 재수생 강세가 작년보다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의 경우 인문계는 상위 6%, 자연계는 상위 10% 점수대에서 고3생 숫자가 재수생보다 많아졌으나 올해는 인문계 상위 13%, 자연계 상위 22%선에서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

이로 인해 고3 교실의 수업 분위기마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침체되고 수업 집중력과 이해도 역시 떨어져 뚜렷한 대안이 없는 한 학력 저하가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한 고3 담당 교사는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교실은 조용하고 고개를끄덕이거나 질문을 던지는 학생을 보기 힘들다"면서 "90년대 이후 올해처럼 실력도 의욕도 없는 수험생은 처음"이라고 했다.

박해문 대구진학지도협의회장은 "종전에는 2학기 들면 재학생이 재수생을 따라잡았지만 올해는 사설 모의고사 응시 금지,특기.적성교육 강조 등 제한이 많아 힘들 것 같다"면서 "교육당국이 학교 탓만 할 게 아니라 학력 신장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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