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모의고사 활용법

입력 2002-05-01 00:00:00

이번 모의고사는 사설기관에서 시행한 것으로 교육부가 응시를 금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도 교육청이 주관하는 모의고사는 영역별·총점 석차가 나오지 않아 자가 진단, 진학 상담 등에 활용 가치가 없다는 불만 때문에 대구에서는 48개 고교, 전국적으로 15만명 가까운 인원이 응시했다.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본다.

▲한번에 울고웃지 말라=모의고사는 실제 수능시험에 대비한 실전 훈련이다. 여기서 나타난 과목별 성적, 자신의 문제풀이 경향 등을 짚어보면서 취약점을 살피고 보완하는 것이 모의고사의 가장 큰 기능이다.

이번 시험도 스스로 결과를 분석해 보면서 문제점을 찬찬히 따져봐야겠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잘 나왔든 못 나왔든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 수능시험까지 남은 기간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고3생들의 경우 꾸준히 노력한 결과는 2학기가 돼야 제대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근거 없는 자만심, 지나친 위축 두가지 모두 수험생에게는 피해야 할 함정이다.

▲취약 단원까지 따지고 오답노트를 만들어라=시험에서 나타난 취약과목 뿐만 아니라 단원, 예를 들어 미·적분이라든지, 영문 독해라든지 등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기본개념에서부터 집중공략해야 한다.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1학기부터 취약 과목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틀린 문제는 반드시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틀린 문제는 또 틀리기 쉽다. 지금부터 정리해나가는 오답노트는 막판 정리 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실수로 틀렸다고 억울해하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실수도 실력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기본에 충실하고 충분히 연습만 돼 있으면 실수는 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지원기준표를 최대한 활용하라=지원기준표는 모의고사 성적을 작년 수능시험 성적과 비교해 만든 것이다. 현재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살펴보고, 분발의 계기로 삼는데는 더없이 유용하다.

평소 희망하는 대학·학과가 자신의 점수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다면 목표를 조정하는 게 좋지만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게 좋다. 기대보다 점수가 너무 낮다고 낙심할 게 아니라 현재 위치에서 도전할 만한 대학, 노력 여하에 따라 가능한 대학 등 단계를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의 전형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어디서든 수능성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수능 대비 알고 하라=2003학년도 대입 요강을 보면 골격은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지만 수능시험 반영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수시모집이 더 확대됐지만 2학기에 모집하는 대부분 대학이 수능시험 이후에 실시할 계획이어서 수능 고득점은 필수 요건이 됐다. 전년도처럼 내신과 심층면접으로 수시에 승부를 걸려고 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수능은 일정 등급을 최저 학력 기준이나 지원 기준으로 삼는 대학이 수시 31개, 정시 16개로 적지않다. 또 정시에서 일부 영역을 반영하거나 영역별 가중치를 적용하는 대학은 전년도 77개에서 93개로 늘어났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수능 반영 특성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셈. 그러나 전 영역에 걸쳐 충실하게 대비하면 대학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므로 벌써부터 자신 있는 영역만 하겠다는 자세는 금물이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라=수능시험에는 여러 교과나 단원이 관련된 소재를 활용하는 통합교과적 문항이 많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충실히 이해하는 게 기본이다. 틀에 박힌 문제풀이는 부차적인 것이고 위험하며 비생산적이다. 교과서 숙지에 가장 도움이 되는 건 학교 수업이다. 당연히 예습과 복습하는 습관를 길러야 한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문제에 강해지려면 특히 예습이 중요하다.

▲하위권도 시간은 있다=수능시험까지 얼마나 집중력 있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가장 변동폭이 큰 집단이 하위권이다. 자신이 없다거나 기초가 부족하다고 어느 영역이든 포기하는 것은 금물. 수능 체제하에서는 기본 개념만 충실히 익혀도 점수는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러 참고서를 보거나 많은 문제집을 풀려고 하기보다 한권이라도 철저하게 이해하고 끝까지 풀어봐야 한다.

무작정 외우려 들지 말고 기본 원리와 개념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공부의 기본이다. 취약과목에 대해서는 교과 담당 교사와 상담을 통해 대책을 찾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학부모가 더 느긋하라=학부모들은 수험생보다 더 모의고사 결과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모의고사를 잘 치느냐 못 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집도 허다하다. 그러나 학부모의 지나친 관심은 수험생에게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관심을 갖고 성적을 살펴본 뒤 함께 의논하고 필요한 것은 들어주는 자세 정도면 충분하다. 수험생 학부모가 일년 내내 입에 달고 살아야 할 이야기는 "공부해라"가 아니라 "쉬어라, 자거라"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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