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런 5월의 첫 아침, 스승이 만든 좋은 아침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1일 오전 8시30분 영남대 사범대 소강당. 아침 일찍부터 때아닌 앞치마 행렬이 이어지자 등교길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넥타이를 맨 채 앞치마를 곱게 차려입고 서툰 솜씨지만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이들은 이 대학 사범대 교수들. 오는 6일부터 4주간 교육실습을 나가는 4학년 제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토스트 파티'를 열었다.
"지난 4년간 참스승이 되라고 가르쳐온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용찬 학장(46·수학교육과)은 "맛있게 먹어주는 제자들의 마음이 너무 고맙다"며 연신 흐뭇한 표정이다.
평소 강의실에서 대하던 엄한 표정 대신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미소를 잃지않는 교수들의 '변신'에 학생들도 적잖이 놀란 모습들. 여기저기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고 여학생들은 스승의 정성에 감격한 듯 눈가를 훔쳤다.
영어교육과 남혜주(23·4년)양은 "교수님들이 정말 제자를 사랑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했다"며 "앞으로 교직생활을 하면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오늘의 추억을 꼭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사범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이처럼 돈독한 정을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범대 개축공사기간 동안 교수·교직원이 일요일에도 출근, 몸소 공사쓰레기를 치우자 학생들이 보답의 표시로 감사패를 전달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영남대 이상천 총장은 "참스승이 없는 세상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교육자로서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며 "제자들이 사회에 나가서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잃지않고 훌륭한 스승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교수와 학생들이 모두 떠난 자리에는 토스트 대신 그동안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과 격려의 마음'이 남아 있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