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롯데 태풍주의보'

입력 2002-04-30 15:11:00

지역 유통업계가 '롯데폭풍'영향권에 접어들기 시작했다.내년 2월 개점예정인 대구역사 롯데백화점이 벌써 인력채용, 입점업체 선정 등 개점준비에 들어가면서 지역업체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업체들은 직원이탈을 막고 브랜드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대구·동아백화점은 업계 부동의 '브랜드파워'와 지역업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직원대우를 앞세운 롯데와의 전면적인 경쟁에는 힘이 부치는 실정이다.

◇직원이탈을 막아라

지역 백화점에서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숍마스터(코너장)의 유출이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억대 숍마스터만 50여명에 이르러 수천명씩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이 경쟁업체로 옮겨 갈 경우 입을 타격은 심대하다.

롯데의 경우 이들에게 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주고 스카웃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일정 수준의 숍마스터 이동은 불가피하다.

양대 백화점의 일반직 및 판매직원들도 술렁거리고 있다. 대구·동아백화점의 임금수준이 롯데의 60%선을 겨우 넘기 때문. 롯데의 과장급 초임이 3천900만원 수준인데 지역 백화점의 임금은 2천500만원 선이다. 대형소매점이 개점할 때마다 지역 백화점의 상당수 직원들이 둥지를 옮긴데서 보듯 지역업체의 임금수준은 열악하다.

롯데백화점이 문을 열면 줄잡아 2천명 이상, 2004년초 상인점까지 열면 4천여명의 직원이 필요해 지역 유통업계는 직원 이동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명브랜드를 잡아라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벌써부터 유명 브랜드에 대한 입점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뷔통, 페르가모, 까르띠에 등 이른 바 해외명품과 버버리, 베르사체,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도 롯데백화점의 개점일자가 임박할수록 선택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들은 해외브랜드여서 국내 기업보다는 압박강도가 덜 하겠지만 상권판도 변화에 따라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

◇로드숍(Road Shop)도 예외없다

부산 광주 대전 등 롯데호가 들어선 지역에서는 로드숍이 예외없이 큰 타격을 입었다. 롯데는 대량구매와 자사 카드회원 할인, 세일,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 로드숍에 비해 15%이상 싼 가격으로 판매해 길거리 업체들의 설땅을 빼앗았다.

이들 지역에서 롯데백화점이 문을 연 이후 로드숍은 권리금 하락과 판매부진으로 1년 이내에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했고 대전 등지에서는 이에 반발한 상인들이 대규모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백화점과 중복 브랜드를 가진 동성로의 의류 로드숍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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