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단이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23, 25, 26일 사흘동안 대구문예회관 대극장무대에 올린 요한 쉬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는 처음부터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제작됐다.
지역 사투리가 삽입되고 발레단과 연극인을 등장시켜 색다른 흥미거리를 제공하는 등 '즐기는 오페라' 혹은 '대중 오페라'의 모습을 보여줘 관객들로부터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딱딱할 줄 알았는데 너무 재미있다'(정현정.17), '오페라를 처음 보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 같다'(김연분.63)는 평가처럼 2시간이 넘는 공연시간동안 객석을 꽉채운 관객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아 관객동원과 대중성 확보에는 확실한 성공을 거뒀다.
이와는 반대로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시끌벅적한 코미디일 뿐'이라는 평을 받아 예술성과 대중성에서 함께 성공을 거두기가 힘듦을 보여줬다. 오케스트라는 왈츠의 황제라는 쉬트라우스 음악 특유의 경쾌함과 발랄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솔리스트들의 열창은 관객들의 웃음소리에 묻혀 빛이 바랬다.
또 3막에서 나오는 연극인의 대사는 재미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긴 것이었고 축제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발레를 삽입시켰지만 활기찬 축제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한 박자 늦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공연때마다 지적되는 지각입장이나 휴대전화 소리, 어린이 관객들의 소란스러움과 일부 세트가 떨어져나가는(25일 공연) 소동까지 더해져 유쾌한 축제를 개최한 주인이나 초대받은 손님이나 모두 준비가 소홀함을 보여주었다.
대구오페라단이 30년이라는 연륜을 보여주기 위해 '예술성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축제분위기로 갈 것인가'라는 갈림길에서 축제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의미가 없진 않지만 막이 내려진 뒤에도 유쾌하고 예술성이 있는 오페라로 느낄 수 있는 기분이 지속되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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