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역사를 배우면 당시의 부정적인 측면을 통해 오늘날의 과오를 깨우치는 '반면교사(反面敎師)'의 교훈을 배울 수 있습니다".
24일 계명대 인문학부(사학전공)주최 '대학인의 역사 읽기'강좌가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렸다. 강연 주제는 경북대 이병휴 교수(역사교육과 조선시대사 전공)의 '조선조 중종조를 중심으로 살펴본 개혁세력 대 반 개혁세력'.
이날 강연은 청렴결백과 원리원칙을 강조한 조광조 등 사림이 추진한 조선전기 개혁의 내용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훈구세력과의 대립을 조명했다. 또 이 시기 개혁.보수 대립이 현재 우리사회 개혁이 나아가야할 방향 또는 방식에 어떠한 시사점을 던지는지에 대해 토의했다.
이병휴 교수는 "중종대 조광조 등 사림세력들은 지배층 상호간의 다툼에서 개혁실행세력을 규합하지 못하고, 궁중파와의 연결을 소홀히 함으로써 당대에는 몰락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radical(급진)보다 liberal(중도개혁)에 가까웠던 조광조의 개혁사상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로 명실상부한 통치 이데올로기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조광조의 사례처럼 바람직한 개혁은 사회가 변하고, 시대가 바뀌었을 때 그에 합당한 존립의 명분과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날 강연에서는 같은 중종대를 다룬 사극 '여인천하'가 지나친 흥미위주의 허구적인 요소에 치중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역사의식을 해치고 있다는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
"미세한 사실(史實)들을 고배율의 현미경으로 확대해 육안으로 본 역사에 억지로 끼워맞춤으로써 이야기로서의 설득력을 잃었다".
일개 필부인 정난정이 임금의 어가를 막아서 읍소하는 대목이나, 명종대에 가서야 활약하는 정난정의 등장시기가 훨씬 앞당겨진 점, 조광조 사후에 역사에서 사라지는 희빈홍씨의 아버지 홍경주의 생존기간이 드라마를 위해 늘어진 점이 그렇다는 것.
이 교수는 "'여인천하'는 역사사실과 문학적 허구와의 균형감을 잃어버림으로써 조선시대 정치를 마치 후궁들의 암투판으로 묘사해 역사적 지식이 부족한 어린 시청자들의 건전한 역사의식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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