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야 개고기를 먹는 습속(習俗)을 '보신탕 문화'로까지 치켜 세우고 홍보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기이(奇異)한 습속'으로 비쳐지는 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성 싶다. 개고기 문화를 비난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드 바르도'.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제기했던 개고기 문제를 월드컵을 앞두고 다시 들고 나와 논쟁에 불을 붙였다. 다시 세계여론의 도마위에 보신탕이 오른 것이다. 조셉 블래터 국제축구연맹회장까지 '이 잔인성을 종식시키기 위한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조치'를 요구하고나서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있다.
▲이에 대거리 하듯 '전국보신탕 식당연합회'가 월드컵기간 중에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보신탕 시식회'를 추진한다고 밝혀 보신탕논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등 전국의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시식회를 열 계획으로 있어 어쩌면 개고기 냄새가 운동장주변에 깔릴지도 모를 일이다.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개고기에 대한 편견해소를 노린다고 한다. 이런 운동으로 개고기 유통 합법화도 꾀할 것이라니 전국의 개고기 식당주인들의 참가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개고기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그다지 지혜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 보신탕이나 수육외에 개고기 샌드위치, 햄버거, 탕수육까지 선보인다면 새로운 논쟁의 유발이 될까 염려스럽다. 그냥 그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될 일이지 '개고기 요리 전시장'으로 착각될 정도로 시식회를 가진다면 지금까지 그래도 옹호적인 일부 외국언론들의 태도를 자극할 우려도 있다. "모든 일에는 찬반논쟁이 있기 마련이다.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주장은 일방적이다. 굳이 국제행사장소에까지 개고기를 작위적으로 펼치려는 계획은 무리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보신탕문화'는 부끄러운 것도 아니지만 고래고래 고함치듯 홍보할 일도 아니다. 국내 동물애호가의 반발도 감안해야 하고 개고기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골치썩을 필요가 없다. 적극적인 설득작업이 '개고기 먹는 한국인'을 기억에 되살려 또 다른 쟁점제공은 피할 일이다. 지혜로운 대처가 아쉽다. 시급한 일은 개고기 위생처리의 국가관리다. 합법화를 위한 국민적 합의절차도 필요하면 시도할 일이다. 계속 법규정에서 제외시키면 불량 개고기 유통으로 인한 식중독 등 부작용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개고기 논쟁'은 숙지지 않을 모양이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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