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부착차량 안전 위협

입력 2002-04-26 14:55:00

주행중에도 시청이 가능한 액정 TV, VCD 등을 부착하는 차량이 크게 늘어 안전운전이 위협받고 있으나 이를 규제할 법규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이들 차량은 신호대기나 차량이 밀릴 때 TV, 뮤직비디오 등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늑장 출발로 인한 교통방해는 물론 영상물에 시선을 빼앗겨 갑작스런 차선변경 등을 시도, 사고위험마저 높은 실정이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모 카오디오점의 경우 이달들어 차량용 액정 TV나 모니터가 달린 뮤직비디오 CD 설치의뢰가 지난 달보다 30%이상 늘어난 10건을 기록했다. 업체 직원은 "대당 40만~50만원이면 설치가 가능한 이들 제품은 정차중에는 물론 운전중에도 시청이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자동차 제조업체에서는 2000cc급 이상 고급차량에는 고객들이 원할 경우 200만~500만원의 비용을 받고 액정 TV를 달아 출고하고 있는데 설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홈쇼핑업체서도 액정 TV와 뮤직 비디오 CD를 판매중인데 최근 구입 고객들이 급증, 인기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

액정 TV 등을 설치한 차량이 늘면서 사고 위험도 비례해 늘고 있다. 회사원 김모(36·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씨는 25일 중구 동신교 앞 도로에서 신호가 바뀌어 습관적으로 출발을 하다가 꿈쩍도 하지 않는 앞차 뒷범퍼에 부딪힐뻔 했다.

김씨는 "앞차 운전자가 자동차에 부착한 차량용 TV에 정신이 팔려 신호가 바뀐 것도 모르고 있었다"며 "이러한 차량들이 늘면서 늑장출발로 인한 교통지체 현상이 자주 빚어진다"고 말했다.

운전자 이모(30·동구 방촌동)씨도 "TV에 시선을 빼앗긴 운전자가 뒤늦게 차선변경을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날뻔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자동차 관리법 및 도로교통법에 이를 규제할 조항이 없다며 영상시설물 부착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용 영상시설물은 사고위험이 휴대폰보다 높지만 제재할 근거가 없다"며 "정부 차원에서 법 제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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