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커스-꼬리내린 설훈의원

입력 2002-04-25 00:00:00

민주당 설훈 의원이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폭로한지 6일만인 25일 다시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모습을 나타냈지만 좥녹음테이프'를 제시하지도, 증인을 내세우지도 못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설 의원은 야당의 공세에 맞불을 놓기위해 무책임한 폭로공세에 나섰다는 비난과 정치적 법적 책임을면하기 어렵게 됐다.

설 의원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지난 19일 폭로이후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한나라당의 반발이 거센데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일면서 궁지에 몰리자 그간의 정황을 해명하고 시간을 벌기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제보자로부터 테이프를 입수하려고 했지만 파문이 확산되면서 테이프를 입수하지 못했고 최규선씨의 검찰조사에서 이와 관련된 사실이 드러나기를 바라면서 시간을 끌었지만 그것마저도 무산됐다는 것이다.

설 의원은 여전히 "윤 의원이 최씨로 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은 사실이며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히고 "증인을 설득하는 대로 빠른 시일내에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그의 해명은 신뢰성을 잃고 있다.

이날 설 의원이 거듭 녹음테이프의 존재를 주장했지만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당초 녹음테이프를 들어본 것처럼 밝혔다가 뒤늦게 "경솔했다"고 한 발 물러섰고 이날도 더 이상의 증거를 제시해지 못했기 때문이다.여권 인사들까지도 테이프 존재 사실에 자신없어 하는 모습이다.

민주장 주변에서는 녹음테이프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는데 설 의원이 당시 상황이 급해 속았거나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설 의원의 폭로배경에 국가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박관용 총재권한 대행은 "설 의원 폭로의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당에 들어오고 있다"면서 "설 의원은 모든 것을밝히고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날 결심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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