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고이즈미 집권 1년

입력 2002-04-24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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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로 추락한 지지율과 유행어 생산중단, 안팔리는 캐릭터 상품….오는 26일로 집권 1년을 맞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출범 초기 80%를 넘나들던 폭발적 국민지지를 절반이상 까먹고 이제 40%정도의 지지를 부둥켜 안은 채 2년 임기 총리직의 반환점에 서있다.

아사히, 요미우리 등 일본의 주요 신문들이 고이즈미 내각 출범 1주년에 즈음해 최근 조사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는 40%대에 머물러 '비(非) 지지층'이 지지층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초기 국민적 인기를 누리던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부진은 지난 1월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당시 외상을 경질한데서 비롯됐다는게 대체적인 분석.

자민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과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물론 내각의 상징인 다나카를 경질함으로써 정권의 위기를 재촉했다는 지적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인기는 이때부터 급전직하, 40-50%대를 맴돌고 있으며 좀처럼 만회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자민당은 이달 말 '중간평가' 형식으로 치러지게 될 와카야마(和歌山)현과 니가타(新潟)현 중.참의원 보궐선거의 승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정도로 민심이반 현상을 체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년간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외교 노선은 미국을 중심에 두고 아시아를 경시하는 듯한 노선이 두드러졌다. 그의 집권기간교과서 왜곡 파문이 2차례 발생했고,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도 되풀이해 이뤄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해 10월 한국, 중국을방문해 역사왜곡 파문과 야스쿠니 참배로 냉각된 한일, 일중 관계를 다소 복원하는 듯 했으나 지난 21일 야스쿠니를 재참배하는 정치적 '모험'을 감행해 비난을 사고 있다.

반면 집권 1년동안 자위대의 군사적 지평을 넓혔다는 점은 일본내에서 평가받고 있다. 고이즈미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9.11 미국 동시다발 테러를 계기로 자위대의 해외 파병 길을 제도적으로 열었고, 자위대법도 손질해 자위대의 무기사용 범위를 대폭 완화했다.

이처럼 정치, 외교적으로 고이즈미 정권은 마음먹은 정책을 주변의 눈치보지 않고 밀어붙이는 '추진력'을 보였지만,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취임 당시부터 성역없는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부실채권 처리와 특수법인 개혁 등 야심찬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하면서 '고통 분담'까지 외쳤지만, 실제로 지금까지 실천에 옮겨진 과제는 거의 없다.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가 과연 국민적 인기만회를 통해 경제개혁과 정치개혁의 양대 과제를 남은 임기동안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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