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매장 공기가 이상하다

입력 2002-04-24 1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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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소매점에 떠돌아 다니는 각종 실내공기 오염물질을 규제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대형소매점 실내공기 오염도 조사를 통해 개선책 마련에 나서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모(43.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지난 일요일 대형할인점에 다녀 온 뒤 지금까지 심한 두통과 천식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먼지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며 "땀냄새, 음식냄새는 물론 끈적끈적한 습기가 몹시 거슬렸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같은 날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 의류전문 대형소매점에 들른 김모(35.여) 주부는 세살배기 딸이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 깜짝 놀랐다. 딸이 눈을 마구 비벼대며 복통, 구토 증세를 보였기 때문. 김씨는 극도로 탁한 실내 공기와 섬유제품에서 나오는 부유 먼지 때문이라고 판단, 아이를 데리고 서둘러 매장을 빠저 나왔다고 말했다.

이같이 대형 소매점(대구 19개)에 쇼핑을 갔다 두통, 복통, 구토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갈수록 증가함에 따라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최근 의사.약사.교수 등 8명으로 구성된 '환경과 건강위원회'를 발족하고 올해 안으로 대구시내 전체 대형소매점, 백화점 등을 상대로 실내공기 오염도 정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녹소연에 따르면 실내공기 오염물질은 폐암을 유발하는 담배연기, 라돈, 석면에서부터 만성 폐질환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이산화황, 눈.코.목 등에 자극을 일으키는 포름알데히드 등 다양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 허용(산업보건학)교수는 "건물외벽 페인트에서 나오는 납성분과 의류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등은 어린이들에겐 치명적인유해화학물질"이라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대형소매점, 백화점의 실내공기 오염물질 관련 규정은 이용자의 건강을 해할 우려가 있는 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규정만 있을 뿐 측정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구체적 언급이 없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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