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치의-요통

입력 2002-04-23 14:00:00

허리 한번 아파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요통은 전인구의 80%이상이 일생에 한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 허리디스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 한다. 허리 디스크는 대부분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 복부와 허리 주변 근육의 약화 등에 의해 생긴다.

허리 디스크의 정확한 병명은 '요추간판 탈출증'이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으며 말랑말랑한 핵과, 이 핵을 둘러 싸고 있는 질긴 막으로 구성돼 있다. 디스크 뒤쪽에는 허리와 다리로 가는 신경이 있기 때문에 디스크가 뒤쪽으로 밀려나오면서 신경을 누르게 되면 갖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 왜 아플까?

디스크가 허리로 가는 신경을 누르게 되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누르면 다리가 아프다. 둘 다를 누르면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다.

보통 초기에 디스크가 튀어나오면 주로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디스크가 진행되면서 허리 통증이 엉덩이와 다리로 뻗치게 된다. 더 진행되면 허리 통증은 사리지고 다리에만 통증이 남는다.

디스크의 신경압박이 더 심해지면 다리가 저리거나, 다리 근육의 힘이 약화되는 마비증상이 온다. 이러한 증상은 서 있거나 걸어 다닐 때보다 앉아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주로 나타난다. 디스크 안의 압력이 앉아 있을을 때가 높아 디스크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 꼭 수술해야 하나?

허리 디스크가 있다면 대부분 환자들은 수술을 해야 하는 줄로 알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하지 않고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을 많이 했다.

최근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와 수술을 하지 않고 다른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를 장기간 관찰했더니 수술이 더 나은 치료법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재활치료를 한 후 다시 허리 디스크 사진을 찍었을 때 튀어나온 디스크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어떻게 없어지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디스크 핵이 튀어나오면 이 디스크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디스크가 없어진다는 설과 디스크 핵이 디스크에서 튀어나오면 면역계에서는 이것을 이상 물질로 감지,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면역세포들이 디스크를 없어지게 한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어떻게 치료하나?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게 되면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 유발 물질이 많이 분비돼 통증이 증가한다. 우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누워 안정을 취하면 심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약을 복용하고, 열이나 전기를 사용하는 물리치료를 한다.

허리를 당겨서 척추사이의 공간을 늘려 튀어나온 디스크가 들어가도록 하는 견인치료를 시행한다. 디스크에 의해 눌린 신경 주위에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직접 허리에 주사하거나 엑스레이를 보면서 선택적으로 눌린 신경만 찾아 주사해 통증을 줄이는 신경차단법도 사용한다.

통증이 줄면 다음 단계로 허리 보조기를 착용하고 앉거나 걷는 연습을 시작한다. 재발방지를 위해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고 약화된 허리와 복부 주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근육이 강화되면 보조기를 벗고 약물 복용량도 줄이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소변과 대변을 보는데 문제가 생기거나, 다리 마비로 발목이 움직이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한다.

박기영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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