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과잉 생산 우려

입력 2002-04-22 14:07:00

담배사업 민영화 이후 질 위주의 수매 등 영향으로 잎담배 생산을 포기한 농민들이 고추농사로 대거 몰리면서 올해 고추 수급에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고추 생산량 증가와 함께 6천여t의 중국산 고추 MMA(최소시장접근) 수입물량 등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 가격의 폭락조짐마저 보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고추수급 동향 자료에서 2002년 재배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7%정도 증가한 7만6천여ha로 전망하고 생산량도 7.9% 늘어난 19만4천여t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경북 북부지역의 고추 재배면적도 급증해 영양의 경우 예년보다 9.8% 증가한 2천400ha로 조사됐으며 청송은 지난해보다 15.5%나급증한 2천286ha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고추 재배면적의 급증은 담배민영화 이후 질위주의 수매 등으로 인해 잎담배 생산을 포기한 농민들이 다른 대체작목을 찾지 못하고 고추로 몰렸기 때문.

올해 잎담배 재배면적의 경우 영양은 지난해 558농가 834ha이던 것이 올해는 457농가 705ha로 무려 18.3%인 130여ha가 급감했으며 청송도지난해보다 11.3%가 준 724ha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는 고추 생산량 증가와 함께 중국산 MMA물량 6천500t, 민간수입 물량 3천200t, 국내 식품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양념등으로 가공해 들어오는 물량 등 1인당 4.3kg의 소비량에 해당하는 고추가 국내 시장에 풀리게돼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1인당 소비량이 지난 99년 4.5kg이던 것이 매년 줄어 지난해는 4.2kg에 불과해 고추 수급불균형으로, 건고추 600g 1근당 4천원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농민 김재홍(57.영양읍)씨는 "잎담배 재배는 민영화 이후 공사측이 파종과 수납시 형질검사를 실시하는 등 까다로운 재배조건 때문에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었다"며 "인근 지역에서는 공사 직원들이 형질검사 과정에서 기준 품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육묘 폿트 전체를 폐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영양군 관계자는 "담배농 포기 등으로 갈곳 없는 농민들이 고추로 몰려 재배면적이 늘었다"며 "하지만 전국적 수급동향으로 볼때 과잉생산과 수급 불균형 같은 극한 상황은 안 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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