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동양 정상 오르다

입력 2002-04-20 12:20:00

대구 동양오리온스가 꼴찌에서 일약 정상에 서는 '우승 신화'를 일궈냈다. 동양의 챔피언 등극은 97 시즌 대구를 연고지로 프로농구 무대에 뛰어든 후 6시즌만의 쾌거로 프로농구 10개구단 가운데 울산 모비스(전 기아)와 전주 KCC(전 현대), 서울 SK, 서울 삼성에 이어 5번째 우승팀의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를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 팀으로도 올해 21번째 시즌을 맞은 삼성라이온즈 야구단을 제치고 먼저 왕중왕에 올랐다.동양은 챔프전 우승으로 명문구단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동양이 선진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과제들은 해결해야 한다. 당장 다음 시즌에도 정상에 설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해야 하고 프로농구단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유명무실한 상태인 연고지 대구에 뿌리내리는 일도 시급한 일이다.

◇경기력 유지=프로 스포츠가 '성적'으로 평가받는 만큼 팀의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일은 중요하다. 2000-2001 시즌챔피언 서울 삼성이 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듯이 동양도 다음 시즌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경기력 유지를 위해서는 먼저 선수단에 대한 적절한 농공행상으로 사기를 북돋아야 한다. 또 포지션별 선수 구성 등 팀의 전력을 냉철한 분석, 필요할 경우 용병을 교체하고 과감한 트레이드도 필요하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대우도 다른 구단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고지 정착=지역 농구관계자들과 팬들이 "동양의 연고지가 대구가 맞느냐"며 반문하고 있다. 동양은 대구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지역 관리를 등한시했다. 사무실과 훈련장, 선수단 숙소 등 농구단과 관련된 어떤 것도 대구에는 없다. 부끄럽게도 동양은 대구체육관의 빈 공간을 시즌 동안만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의 근간인 아마농구 발전도 동양은 남의 일로 여기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서울과 지방 중소도시로 연고지를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탈 대구'를 노렸던 동양이 이번 우승으로 어떻게달라질지 지켜 볼 일이다.

◇자립 방안 마련

장·단기적인 자립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야구, 축구 등 국내 다른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이지만 동양 농구단도 기업체(그룹)의 홍보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년 그룹 계열사로부터 찔끔 찔끔 돈을 지원받아 구단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농구단의 발전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10년 후를 내다보고 구단의 발전 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용체육관을 마련해야 한다. 체육관이 있어야만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흑자 운영의 기초를 닦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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