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장르의 상상력전

입력 2002-04-18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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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개념의 단편영화제가 오는 7월5~7일 개최된다고 한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장르의 상상력展-이 그것인데 지금까지의 단편영화제에서 보여준 영화들과는 색다른 축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포함해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등 굵직한 영화제가 개최되고 있지만 대부분 인기위주의 대중적 영화들로 시골마다 장 서듯이 며칠씩 떠들썩하다가 연례행사처럼 지나가 버린다.

물론 이러한 영화제의 개최로 한국영화가 급성장한 점도 없진 않지만 그 많은 영화제가 지역만 다르지 똑같은 이름의 똑같은 형식으로 행해지는 것 자체가 도무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런데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우선 부제로 붙은-장르의 상상력展-이라는 타이틀에서 예술성이 물씬 풍긴다. 무릇 모든 예술은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영화를 예술적 관점에서 보고 색다른 상상력으로 보다 나은 창작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는가.

시대에 따라 사회가 변하듯이 예술도 시대적 상황, 사회적 요구에 따라 급변하고 있다. 미술이나 무용, 음악 등에서 이미 장르가 해체되고 새로운 개념의 예술로 거듭 재창조되고 있는 이때 유독 한국의 영화는 아직까지 다양한 개념의 영화가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스토리 중심의 극영화가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왜 비극(非劇)영화쪽의 장르를 다양하게 개발한 창작품은 없는지 궁금하다.

물론 이런 영화가 흥행에 도움은 안될지 모르지만 너무나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이 산뜻한 이미지의 새로운 영화에 새로운 감정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에 본 '위대한 비상'같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에게 신선함을 주고 감독이나 스타들의 치열한 예술혼에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그런 점에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기대를 걸어본다.

육정학(경북외국어테크노대학 교수.영상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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