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연극 연구단체 '무천 극예술학회'(회장 여세주)가 다음달 3~26일 대구 동아쇼핑 아트홀에서 '2002 하유상 연극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다섯 돌을 맞는 무천 극예술학회 주최 '우리 연극 한마당 연극제'의 올해 주제작가로는 우리나라 전후 대표 극작가인 하유상(河有祥)씨가 선정됐다.
지난 57년 제1회 중앙국립극장 장막극 공모당선작인 '딸들의 연인'(극단 창작마을)을 비롯, '꽃그네'(극단 온누리), '장난삼아 인생을 살지 말라'(극단 힘멜), '꽃상여'(대경사람들) 등 하유상 희곡의 특성을 짚어볼 수 있는 네편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연극제에는 온누리, 대경사람들 등 지역극단과 함께 창작마을(서울), 힘멜(경북) 등 타 지역 극단이 참가한다.
'딸들의 연인'은 고박사 부부의 세 딸이 혼인하는 과정에서 신.구 가치관이 대립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하유상 초기작품. '꽃그네'는 천주교 탄압 와중에서 독실한 신자였던 김요한의 배교(背敎)와 그에게 전도받은 사당패 출신 봉녀의 순교(殉敎)를 대비, 가톨릭, 샤머니즘의식을 다룬 작품이다.
도깨비의 눈을 통해 인생을 장난처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경박한 삶의 태도를 비판한 '장난삼아 인생을 살지 말라', 시어머니 며느리 손녀 3대의 수절, 재가, 자유연애를 통해 여성 삶의 가치관의 변천을 그린 '꽃상여'도 무대에 오른다.
이들 작품은 남.여간 애정사를 통해 신.구세대간의 갈등을 표출하거나, 서민생활의 긍정 또는 토속적.향토적 정서를 다뤄온 하유상 희곡의 대표작.
지난 98년 '이근삼 연극제'를 처음으로 개막된 무천극예술학회 '우리 연극 한마당 연극제'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극작가의 작품을 공연.재조명하고, 한국 희곡과 연극의 정체성을 확립하자는 취지로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 주제인물로 선정된 극작가의 작품에 '드라마트루기'를 만들고 이를 참고로 각 극단에서 상연할 연극을 제작함으로써 연극의 완성도를 높여, 연극 만들기의 이론과 실제를 접목하는 시도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극작가의 대표작을 다룬다는 연극제 특성상 연극기간 중 작가 초청 학술 세미나도 함께 마련된다. 공연문의 동아아트홀 053)251-3373.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희곡.소설 왕성한 저술활동
극작가 하유상(1928~)=현대극작가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불교문인협회 시문예협회 자유문인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남 논산읍 출생.
57년 제1회 중앙국립극장 장막극 공모에 '딸들의 연인'으로 당선됐으며, 58년 '민족문화'지에 소설 환(幻)을 발표, 제1회 백상예술대상, 제4회 문교부문예상, 제1회 불교 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미풍'(64년), '하유상 단막.장막극선', '불교희극선' 등 여러편의 희곡집을 비롯, 장.단편 소설 '꽃그네'(78년) '격랑'(84년) '야간탈옥'(92년), 추리소설 '어느 철학교수의 실종'(90년) '검은사형'(91년) 등 20여권이 넘는 왕성한 저술활동을 펼쳐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