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홍걸 66만달러'는 심했다

입력 2002-04-18 00:00:00

김대중 대통령의 세아들중 돈 씀씀이에서 가장 통큰 이는 아무래도 막내 홍걸씨다. 자신의 미국 생활자금 폭로중단과 명예훼손 소송의 취하조건으로 이신범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66만달러를 주기로 합의하고 이미 10만달러를 건넸다는 사실은 시쳇말로 뭐가 부어도 크게 부었다는 얘기 아닌가.

시중에 '홍(弘)3 고스톱'까지 나올 정도로 세아들 홍일.홍업.홍걸씨를 둘러싼 거액의 뭉칫돈 의혹이 터질듯 터질듯 하는 판에 불거진 이 '소송합의금 사건'은 허리끈 졸라매고 사는 숱한 서민들에겐 허탈감을, 일정 봉급뿐인 샐러리맨들에게는 열등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제 더이상 대통령의 침묵은 금(金)이 아니다.

이들 두사람의 행태는 상식적으로 봐도 비정상이다. 이신범씨가 2000년 3월부터 집요하게 홍걸씨의 재산 및 거액의 미국생활자금의 출처에 의혹을 제기한 것까지는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한 할 일이었다 쳐도 대통령 아들의 치부(恥部)를 중간에 적당히 눈감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챙겼다면 '불순한' 거래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 쳐도 대통령 막내아들의 처신이 면죄부 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홍걸씨가 이씨에게 주기로 한 66만달러, 우리돈으로 8억6천만원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게 돼 있으며 2000년에 산 97만달러짜리 LA저택 자금의 출처는 또 어디냐 하는 것이다.

겨우 학교연구원 신분인 그가 돈이 어디서 나서 합의 선금조로 10만달러, 서민아파트 한채값을 덜컥 내줄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거액의 합의금을 주게된 이유, '뒤가 켕기는 그 무엇'이 무엇이냐는 것은 서민들로선 그 다음의 문제다.

다 큰 아들의 이 천방지축하는 처신, 어떻게 보면 칠공자(七公子)같기도한 이 행태, 그들을 둘러싼 형님.동생하는 측근들의 비리의혹을 1년내내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불쌍하다. 당장 최규선게이트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어지럽다. 형제들은 말해야 한다. '홍삼 고스톱'을 멈추게 하는 길은 세아들 스스로 그들과 관계된 의혹을 밝히는 것이다. 숨어있는 것은 결코 효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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