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질이나 빨래 등 가사 일을 많이 한 40, 50대 가정주부들 가운데는 손저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밤마다 손이 저려 잠을 설치기 일쑤고, 전화기를 들고 있으면 손이 저려 전화 통화도 힘들다.
손에 힘이 빠져 글씨 쓰기도 예전 같지않다. "혈액순환이 안되어서 그렇다"는 주위 사람들 말만 듣고 혈액순환개선제를 먹어도 전혀 차도가 없다.
◇ 왜 손이 저릴까?
손목에는 뼈와 인대로 둘러싸인 수근관이란 터널이 있는데 신경과 힘줄이 지나간다. 터널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눌리면 손이 저린다. 이것을 의사들은 '수근관 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은 주로 엄지부터 세번째나 네번째 손가락까지 저리고 통증이 있다. 심하면 감각이 없어지고, 힘이 빠지고, 엄지손가락 아랫부분의 살도 빠진다. 저린감과 통증은 밤에 특히 심하다.
손저림 때문에 자다가 깨어났을 때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이런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손이 저리면 모두 수근관증후군일까?
손저림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수근관 증후군이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콩팥의 이상이 있으면 말초신경병이 생긴다. 목디스크로 경추에서 신경가지가 눌린 경우에도 손저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에 생기는 병인 근막통 증후군도 손저림증과 증상이 비슷하다.
팔렌(Phalen) 검사라는 것을 하면 가정에서도 수근관 증후군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양 손목을 구부려 손등을 마주 대고 60초 정도 있을 때 엄지부터 네 번째 손가락까지 부위에 저린감이나 이상 감각이 있으면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병원에서 근전도 검사를 받으면 신경이 손목에서 눌렸는지 아니면 말초신경병이나 목디스크인지, 얼마나 심하게 손상을 받았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수근관 증후군은 빨래를 쥐어짜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등 손목에 무리가 가는 일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40, 50대의 중년 여성들에서 많으며 손목 모양이 납작하지 않고 정사각형에 가까울 수록 손저림증의 위험도가 높다고 한다.
◇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가?
수근관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으면 손목을 쓰지 않도록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을 수평 자세에서 부목을 2주 정도 대주는데 70%는 부목 고정으로 증상이 좋아진다.
소염진통제를 투약하거나 신경이 눌려있는 부위에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여 좋은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신경이 너무 심하게 눌려 약물 치료로도 좋아지지 않으면 인대를 절개,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 예방은?
가정주부는 손목을 많이 쓰는 가사노동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 컴퓨터 작업이나 조립 작업과 같이 손목을 많이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거나 수시로 손목을 편 상태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을 폈다가 주먹을 쥐고 구부린 후 다시 펴는 식의 수근관내 압력을 줄여주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이종민교수(동국대 경주병원 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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