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주치의-노인 척추미세골절

입력 2002-04-16 14:05:00

77세의 김모 할머니는 물건을 들다 허리가 뜨끔해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X선 사진을 찍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어 물리치료와 주사를 맞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1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없어 다시 X선 촬영을 하였더니 12번 흉추에 약간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아주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골절은 대퇴골이나 척추에 잘 생기는데 X선 사진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척추골절은 사진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다. 기침을 세게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경우, 척추 안에 미세한 금이 간다. 이때 통증이 심해 꼼짝 못하게 되는데 사진을 찍어도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냥 허리가 좀 삐었다고 생각하고 치료를 하게 된다.

한 두달이 지나도 계속 허리를 꼼짝하기 힘들어 다시 X선 사진을 찍어보면 그때서야 허리뼈 압박증상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노인이 어떤 움직임 이후 갑자기 허리를 꼼짝 못하게 되어 이런 저런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을 때는 X선 사진에 이상이 없어도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의심하고 다시 검사를 해봐야 한다.

그러나 첫 통증이 생겼을 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면 미세한 골절도 곧바로 발견할 수 있다. 이 때는 척추 성형술로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척수 성형술은 국소 마취를 하고 금이 간 뼈에 바늘을 삽입한 후 특수 시멘트를 주입하는 수술이다. 금이 간 구조물을 시멘트로 보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통증도 주사를 놓는 즉시 사라진다.

척추 미세골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대부분 노인 환자들은 병원을 불신하고 주위에 좋다고 소문이 난 곳을 찾아다닌다. 요즘 유행하는 의료기 체험실에 출근하다시피 하지만 증상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허리도 굽어지고 다리까지 당기게 되는 단계가 된다. 이때는 전신마취를 하고 큰 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의 위험도 무척 높아진다.

척추 골절의 원인은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소리없이 찾아온다. 갱년기 이후엔 주기적인 골다공증 검사를 받고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골절 예방법이다.

이장철원장(바른등신경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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