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가톨릭 성심복지의원 개원 10돌 행사

입력 2002-04-16 14:14:00

"가루약만 아니라 마음도 처방합니다".저소득 주민들을 위해 사랑의 인술을 베풀어 온 대구 가톨릭 사회복지회 부설 성심복지의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14일 열린 개원 10주년 행사에선 자원봉사부문 각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소감을 담은 '아픔을나누는 행복한 사람들'이란 기념책자 발간, 그간의 발자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성심복지의원의 일차적인 목표는 몸의 병을 낫게 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아프고 힘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보호자 역할에 충실하자"며 개원취지를 되새겼다.

성심복지의원은 무료자선병원이다. 60~80대 기초생활보호대상자 노인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의료보호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실업 등으로 생활이 어려운 모든 이들에게 병원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지난 92년 4월 남산동 인쇄골목에서 한방, 치과 진료만으로 문을 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중구 남산동에 기증받은 건물에 한방 내과 치과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로 진료과목을 넓혔다. 개원초기 월 30~40여명이던 내원 환자들이 지금은 한 달에 1천300~1천40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의료분업이후 약값이나 진료비 등의 문제는 개업의.약사들이 국가에 의료보험 청구하지 않고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성심복지의원의 가장 큰 특색은 순수자원봉사만으로 병원 대부분을 꾸려간다는 점. 상근은 아니지만 각 진료분야 50여명의 의사를 비롯,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기공사 등이 자원활동, 종합병원의 '급'을 갖췄다.

장기보양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어머니회에서 장만한 밥, 반찬등을 '푸드뱅크'팀이 차량으로 집집마다 배달하는 등 모두 2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병원을 꾸려가고 있다.

또한 행려인의 쉼터, 시설안내, 수술.입원비 지원, 장학금 전달, 결연후원연결, 취업알선, 무료급식, 도배.청소봉사, 수의전달, 이.미용봉사 등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성심복지의원 개원초기부터 함께 활동해 온 장 글라라(51)씨는 "단순히 진료과목을 늘리기보다 타 병.의원과의 연계를 넓혀 내실있는 운영을 해 나가겠다. 또 약만 처방하는 데 그치치 않고, 이곳을 찾는 이웃들이 '가난과 병'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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