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출 베네수엘라 차베스 권좌 복귀

입력 2002-04-15 15:03:00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축출된지 이틀만에 대통령직에 전격 복귀했다.

차베스 대통령은자신을 축출하고 페드로 카르모나 임시 대통령을 추대했던 쿠데타가 실패로 끝남에 따라 이날 대통령궁으로 복귀, TV로 생중계된 재취임 행사를 통해 부통령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부터 정식으로 대통령직을 인수했다.

◇복귀 과정=12일 차베스 축출 직후 대통령직을 맡았던 페드로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은 13일 밤 친(親)차베스 세력인군 특수부대의 압력으로 사임을 발표, 불과 27시간만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군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방송을 통해 추가 유혈사태를피하기 위해 군부가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을 설득, 사임토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회가 디오스다도 카베요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함으로써 차베스 대통령은 14일 새벽 유폐됐던 카리브해 오르칠라 섬에서 헬리콥터 편으로 수도 카라카스에 도착,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대통령궁에 재입성했다.

◇역쿠데타 원인과 사태 수습=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은 빈민층과 노동자 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던 개혁입법을 모두 폐지하고 의회마저 해산하는 악수를 둠으로써 역쿠데타를 자초했다. 총파업을 주도했던 노동자총연맹(CVT)도 자신들과 사전협의없이 두 사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임시정부에 등을 돌렸다.

친 차베스 시위가 격화되고 군부내 차베스 지지세력의 거듭된 협박으로 신변위협을 느낀 카르모나임시대통령은 결국 13일 군 기지로 긴급 피신, 차베스 복귀의 빌미를 제공했다.

13일 카베요 대통령 대행취임후 카르모나 전 임시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내각, 지지 장성 등 100여명이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카베요 부통령은 카르모나와 그를 지지했던 군부 세력이 군사 반역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이후 베네수엘라소요사태로 모두 41명이 숨지고 323명이 부상했다고 베네수엘라 소방관리들이 14일 밝혔다.

◇향후 전망=차베스 대통령의 복귀를 지켜본 미국은 특히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질 것이라는 반응. 미국은 그동안차베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고유가 체제를 주도하면서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는가 하면 이라크, 리비아와 동맹관계를 유지해온 점에서못마땅하게 생각해왔다.

앞으로 차베스 정권은 군부내 알력 무마와 차베스 퇴진운동을 주도한 노동자총연맹과의 관계 재정립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으며 자신에 대한 미국의 노골적인 반감이 어떤 식으로 표출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