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문화월드컵-4)월드컵 만국기 퀼트전

입력 2002-04-15 14:00:00

"골로 승부를 가릴 6대륙 32개국 참가선수들을 정말 따뜻하게 환영한다는 속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무뚝뚝해도 속정이 깊고 마음이 여리며 본심을 지닌 사람들이 바로 대구사람들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구요. 이제 전시회 마무리 준비만 하면 됩니다".

손재주 많은 한국여성들의 대표적인 생활문화 가운데 하나였던 바느질문화와 맥을 같이하는 퀼트작품으로 2002 한일 월드컵대회에 참전하는 32개국의 국기와 월드컵 상징물을 제작하여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국에서 열릴 월드컵 경기의 백미로 오는 6월28일 대구에서 열릴 3, 4위 경기를 전후해서 6월26일부터 7월1일까지 대백프라자 갤러리에서 열릴 월드컵 기념 퀼트작품전은 대구에서 문화월드컵 행사 가운데 이색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

"처음에는 월드컵에 진출한 32개국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축구경기의 승부야 금방 나겠지만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이미지는 오랫동안 간직될 것이잖습니까. 승부를 떠나서 출전 국가에 대한 배려가 꼭 필요하다고 여겼고, 그래야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진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아메리칸 퀼트클럽 이순희 대표(전 대구아메리칸센터 도서관장)는 "월드컵 공식 아이템이 아니어서 조직위원회의 재정지원이나 홍보혜택은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지역사회에서 뜻밖의 성원을 보내주었다"고 밝혔다.

예사모(대표 이영륭)의 박인식 이사가 지역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32개국에 대해서 무엇이 가장 알고 싶은지를 설문조사해주었고, 건축사.교수.전업주부 등 각계각층의 여성들이 동참의 뜻을 밝혔다. 32명의 여성이 32개국의 국기와 전세계 지구촌 사람들이 하나됨을 상징하는 작품 'We are the world'도 만들기로 했다.

제비뽑기를 통해서 피아니스트 유은숙(영남대교수)씨가 카메룬 국기를 퀼트 작품으로 만들었고, 건축사 이강희씨는 세네갈 국기를 만들었다.

"잘 모르던 세네갈의 국기를 퀼트로 만들면서 인구가 880만명이란 것과 월드컵에 첫 진출한 나라라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대구에서 첫 경기가 열리게 되는데 보러 갈 겁니다". "사우디 아라비아, 포르투갈, 스페인, 멕시코, 등 나라의 국기는 복잡한 그림과 글씨가 복잡하게 디자인되어있어서 오만기법을 다 동원해서 만들었어요".

지난 12일 32개국의 개별 국기(각각 8인치×5.5인치)를 합친 대형작품(170×210㎝)이 완성됐다. 테러다, 분쟁이다 해서 시끄러운 지구촌에 평화를 기원하는 뜻을 담아 각국 어린이들이 민속의상을 입고 다함께 둥글게 모여서 춤을 추는 '위 아 더 월드'란 작품도 완성했다. "월드컵조직위원회에서 원한다면 월드컵 대회 기간동안 경기장에 걸어둘 수 있습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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