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라이벌 유통 CEO 모두 대구출신

입력 2002-04-13 00:00:00

'대구출신의 3인방이 한국유통업계를 좌지우지한다'.한국 유통업계 '빅3'인 신세계 E마트(황경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이승한), 롯데쇼핑(이인원)의 최고경영자(CEO)들간에 서로 얽히고설킨 인연이 화제다.

이들은 모두 대구·경북이 고향인데다 황 대표와 이인원 대표는 경북사대부고(이 대표는 계성고), 또 황 대표와 이승한 대표는 영남대 동문이다. 나이도 황 대표가 57세, 홈플러스 이 대표는 56세, 롯데 이 대표는 55세로 한살터울.

또 황 대표와 이승한 대표는 삼성그룹(제일모직)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각각 98, 99년에 대형소매점 CEO에 올랐다.

대구출생의 황 대표와 칠곡군 왜관출신의 이승한 대표는 지난 70년도에 각각 영남대 섬유공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경산군 하양이 고향인 이인원 대표는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지난 73년 호텔롯데에 들어가 25년만에 롯데쇼핑의 사장이 됐다.

학연과 지연에 얽힌 이들은 사석에서는 서로 '형님, 아우'하는 사이지만 사활을 건 경쟁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특히 고향인 대구에서의 상권경쟁이 흥미진진하다. 이미 E마트와 홈플러스가 치열한 상권경쟁을 벌이고 있고 내년 2월과 2004년 대구역사와 상인동에 백화점을 여는 롯데까지 가세하면 대구는 가히 유통 '빅3'의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경영스타일도 상이하다. 황 대표는 강한 추진력과 빠른 판단을 중시한다. 그는 영업전략통답게 해외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E마트를 한국형 대형소매점의 표준모델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한 대표는 참모진에 업무를 많이 맡기면서도 원칙주의를 강조한다. 작은 실수는 있어도 큰 흐름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경영철학을 모토로 삼고 대외활동에도 열성이다.

롯데쇼핑 이 대표는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부산, 광주, 경기일원에서 불도저식 뚝심으로 경쟁업체를 제압한 그의 경영방식에 지역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 3인이 지난 해 올린 실적은 1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E마트가 4조2천억원, 홈플러스 1조6천억원, 롯데쇼핑 8조원(롯데마그넷 1조6천억원, 롯데백화점 6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대구출신들이 다 해먹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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