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잔치...지선 열기 실종

6.13 지방선거가 두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구.경북 31곳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70% 가까운 지역에서 비(非) 한나라당 출마예정자들의 움직임이 드러나지않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지역 특성이 유례없는 선거 분위기 실종 현상을 낳고 있다. 이는 후보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선택의 기회를 뺏아 주민 참정권 박탈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단체장 공천을 완료한 한나라당은 대구(8).경북(23)지역 31곳의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20곳 가까운 지역에서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출마예정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경쟁상대가 취약해 벌써부터 당선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현재 선거구도가 잡혀 있는 곳은 대구의 경우 현역 단체장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중구와 서구 등 2, 3곳뿐이다. 경북에서는 경주.김천.안동.영주.봉화 등 비 한나라당 소속 현역 단체장지역을 포함해 포항.울진.칠곡.예천 등 10곳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구미, 의성, 군위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현 단체장의 단독출마 가능성이 커 주민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상태다.

경북도지사 선거는 이의근 한나라당 공천자 외에는 다른 출마예정자의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선거 실종'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자가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며 아예 선거운동에 관심을 쏟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후보에 대한 검증 기회를 잃고, 재공천을 받은 현역 단체장의 재임 중 공과에 대한 평가를 무력화하는 등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단독출마도 주민의 찬반을 물어야 하지만 경쟁자가 없는 선거는 무관심으로 이어져 민의 반영이라는 선거의 취지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