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의 중학교 신입생 가운데 받침 없는 낱말조차 받아쓰지 못하는 학생이 1천명에 가깝고, 초등학교 수준의 분수(分數) 계산도 못하는 고교 신입생이 3천671명(11.2%)이나 된다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기초학력이 모자라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이 이처럼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공교육 위기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말해 준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지식기반 사회'가 구호에 그치지 않을 수 있고, 무한경쟁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경향은 시대적 흐름에다 일인일기(一人一技) 교육, 소비자 중심 교육을 외친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의 효과가 초.중등 단계에서도 나타나 중요한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모든 학교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교사는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지도를 포기하거나 방임하고, 학생들은 출석은 해도 학습을 포기하는 사태가 확산되고 있으며, 일부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대구시교육청의 중.고 신입생 기초학력 평가에 따르면, 낱말 받아쓰기가 틀린 중학교 신입생이 지난해보다 무려 11배나 늘어나고, 두 자리 수의 덧셈마저 풀지 못한 고교 신입생이 지난해에 비해 2배에 가까울 뿐 아니라, 20% 정도는 중학교 기초 수준의 수학 문제를 못 푼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대학 입시 위주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공부를 적당히 하고도 어떤 방법으로든 대학에만 가면 된다는 사고도 팽배해 있지만, 기초학력 없이는 상급 학교로 갈수록 적응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학력 저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 규정과 그 원인부터 제대로 밝혀 시급한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단순한 암기 교육과 '찍기'형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기초학력을 다지면서 창의력과 다양성,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뒤처진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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