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 후보의 노무현 후보에 대한 공격이 한계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 후보는 8일 참모회의에서 "경선 과정에서 노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꼭두각시로 비쳐져 영남에서 득표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공세의 표적이 노 후보에서 김 대통령으로 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총재직을 사퇴했지만 여전히 민주당의 최대주주다. 민주당 경선에서 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해행위와 다름없다. 이 후보가 김 대통령의 친인척비리 척결을 주장한 데 이어 이날 '꼭두각시' 운운한 것은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비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이날 '연청'의 경선개입설을 주장하면서 청와대를 자극하기도 했다.차별화를 넘어 경선 이후까지를 염두에 둔 것 같다.
노 후보에 1천16표 뒤져 있고 남은 경선에서 충북을 제외하고는 전남과 부산 등에서 절대 열세지만 선거인단의 38.2%가 몰려 있는 최대 승부처 경기와 서울에서 선전한다면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 후보캠프에서는 "승부는 끝났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내뱉고 있다.노 후보의 승세가 굳어지면 이 후보가 끝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후보는 "1%를 얻더라도 끝까지 가겠다"며 중도사퇴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노 후보와의 결별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8일 MBC 라디오에 출연, "그분(노 후보)은 급진좌파 노선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야 하고, 저는 중도개혁노선으로 당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가 정계개편을 추진할 경우 정국상황을 주시하면서 노선을 달리하겠다는 뜻이다. 그가 경선을 중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것은 '경선 불복'의 원죄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정계개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후보 주변에서는 그가 이미 노 후보가 생각하는 정계개편과는 다른 보수적인 색채의 중도개혁 신당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점차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 후보의 노 후보와 김 대통령에 대한 공세는 경선 이후의 구도를 염두에 둔 명분쌓기인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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