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경선 연청개입 주장

입력 2002-04-09 00:00:00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연일 노무현 후보에 대한 파상공격을 퍼붓고 있는 이인제 후보측이 8일 연청(새시대 새정치 연합청년회)의 조직적 경선 개입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는 곧 이 후보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공격 개시로 정치권에서는 받아들였다.

연청은 지난 80년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이 '민주연합청년동지회'라는 이름으로 조직한 이래, 20여년간 김대통령의 외곽조직으로서 막강한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 2000년 당의 공식기구로 편입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연청이 경선에 개입했다면 이는 이 후보측이 제기한 '음모론'의 실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태로 볼 수도 있다.

이 후보측의 김윤수 공보특보는 이날 오후 "지난 5일 오후 부산의 한 갈비집에서 열린 한화갑 고문 초청 '연청 부산시지부 간담회'에서 문희상 의원이 '연청이 나서 제주도에서 한 고문을 1등으로 만들어 대세론을 눌렀고, 광주에서는 노풍을 연청의 힘으로 이끌어 냈다. 강원도에서는 절대열세인데도 불구하고 연청의 힘으로 7표차의 승리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특보는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연청 부산시지부 사무차장 노인환씨의 친필 자술서도 함께 배포하고 "이는 대통령의 친위조직이자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의원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연청이 경선에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본다"며 음모론을 다시 제기했다.

이에 문 의원은 '부산발언의 실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음모론과 색깔론으로 우리 내부에서 상처를 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지만 연청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당내 경선과 관련, 대통령과 당과 연청을 개입시키려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기선 연청 중앙회장도 "경선 시작전 수차례에 걸쳐 '당 공식기구로서 경선에 중립'이라는 내용의 팩스를 지부에 보냈다"며 "연청이 대의원을 좌지우지한다는 말도 있지만 전당대회 대의원에 배당받은 연청 회원은 396명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당시 부산 모임에 참석했던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연청이 제주에서 한 고문을 지지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으나 "광주나 강원에서 지지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연청회원들이 개인적으로 노 후보를 지지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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