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도시이자 문화.관광도시인 경주 시가지의 중심부를 지나 동서로 흐르는 하천이다. 보문관광 단지안 보문호수 출구인 댐으로부터 시작, 경주 시가지 서쪽에 위치해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형산강 지류인 서천에 이르기까지 8km에 걸쳐 흐른다.
삼국유사에는 알천으로 표기됐다. 따라서 역사와 문화적으로 의미를 지닌 하천이면서 오늘날 경주 도시의 동서(東西)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물리적 환경요소가 되고 있다.
경주시는 북천이 갖는 문화 관광 및 생태학적 측면 등 다양한 기능과 의미를 중시, 지난 97년12월 환경부로부터 환경관리 시범자자체로 지정 받아 단계적인 보전사업에 나섰다. 5개년 계획으로 사업비 21억원을 투입, 환경생태계를 보전하는 자연학습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바로 그것.
이에 따라 시는 보문호에서 알천교 아래 잠수교 사이 5군데(9만1천여평)에 자연학습 단지와 자연휴식 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1차로 3억원을 들여 3.2km 거리의 북천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이곳은 시민과 관광객의 산책코스로 각광을 받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또 잘 가꾸어진 북천 무너미터의 잔디밭에는 4계절 경주는 물론 멀리 울산과 포항 등지의 직장인들이 몰려들어 축구와 족구.배구 등 생활체육으로 건강다지기와 함께 자연을 만끽하는 곳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천에는 갈대 등 식생 환경대가 자연스럽게 형성, 48종의 식물과 꽃들이 서식하는데 이는 다양한 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적합한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서라벌대학의 환경시스템 담당인 최석규 교수는 분석했다. 그러나 북천은 하천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360일 이상 거의 연중침수돼야 서식하는 수생 식물분야는 거의 형성되지 않았고, 부엽 및 부유식물 식물의 서식환경 조건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대신 북천에는 일년중 150일 이상 침수되는 하안이어서 갈대 식물이 상류쪽으로 올라갈수록 잘 형성돼 있다. 이 일대는 하안침식이나 퇴적이 많이 일어나는 구역으로 물의 자정능력이 뛰어난 곳이어서 보존가치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 갈대구역과 관련, 습지조성 지역에는 고마리와 개여뀌 등의 습지성 초화류가 광범위하게 자생해 장관을 이룬다. 일년에 150일 미만 침수되는 구역인 연수목 지역은 주로 추이대 외곽의 육지지역으로 다양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개비름과 질경이.달뿌리풀.강아지풀.닭의 장풀 등 다양한 초화류가 자라고 연수목에서 제방쪽으로 조금 나아가면 망초나 개망초 등 건지성 외래수종이 자라 하천의 건천화도 엿볼 수 있다. 일년 중 30일 이내로 침수되는 경수목 지역에는 환삼덩굴과 여뀌 등의 초화류가 자라고 있다.
한편 북천에 서식하는 수목은 모두 27종. 이들은 대부분 자생한 수목들이나 인위적으로 심은 것들도 적잖다. 북천 양안에 개설된 도로의 가로수인 벗나무와 개나리.무궁화와 구황교 주변의 둔치 잔디밭에 심은 유카와 향나무 등이 바로 그것. 특히 구황교 동쪽 제방의 철쭉과 향나무.조릿대.영산홍 등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북천에 자생하는 수목으로는 보문교 남단의 갈대밭에 심어진 리기다 소나무와 아카시아.양버들 등. 이들 수종은 이 지역의 지질적 천이가 초지화 단계에서 삼림화 단계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무너미터의 왕버들은 그늘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
이처럼 북천에 서식하거나 심어진 수목은 북천의 생태환경과 경관조성은 물론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천 양안에 개설된 도로때문에 주위 자연환경과 물리적으로 단절되어 있을 뿐 아니라 차량소음 등으로 인해 동물의 생태환경이 위협을 받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북천에는 현재 중백로와 왜가리.청둥오리.물총새 그리고 껑과 비둘기.종다리.개똥지빠귀.멧새.참새.까치 등의 다양한 종류가 서식하고 있다. 중백로와 왜가리.청둥오리와 같이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새들은 주로 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한적한 갈대숲속의 저습지 지역에 서식하지만 물총새는 하천의 여울이나 자갈밭에서만 볼 수 있다.
꿩과 비둘기.멧새 등의 야생조류는 북천 상류의 소금강 및 명활산과 인접한 지역에서 날아다니는 것이 목격된다. 종다리는 북천 상류지역의 둔치 상류에 주로 나타나며 참새와 까치 등은 시가지에 가까운 북천 하류지역에 떼지어 다니며 장관을 이룬다.
북천의 물고기들은 한때 마을주민들의 천렵대상이 되기도 했고 지금은 새들의 먹이가 되지만 하천이 말라 수난을 겪을 때도 많다. 아직 붕어와 피라미.미꾸라지.버들치.밀어 등 다양하지만 메기를 제외한 작은 물고기들은 대부분 왜가리나 중백로의 먹이감이 되고 있다.
곤충류로는 잠자리류 3종, 나비류 6종, 메뚜기류 5종, 개미류, 수서곤충류 29종등 모두 44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갈대 숲속의 잠자리와 메뚜기를 잡는 학생들의 모습은 그림의 한장면 같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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