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월드컵' 카운트다운-(8)입장권 판매 저조

입력 2002-04-08 14:41:00

개막이 두달도 채 남지 않은 2002 한일월드컵. 그러나 4경기를 유치한 대구지역 경기는 입장권 판매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가 2천억원이 넘는 공사비를 들여 전국 최대규모의 월드컵 경기장을 만들어 놓고도 자칫 입장권 판매부진으로 사상 유례없이 관중석이 썰렁한 월드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때문.

이는 월드컵 유치를 계기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대구시의 계획과 달리 '국제적 망신'을 당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입장권 판매가 대구월드컵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에서 치러지는 경기의 국내 입장권 판매실적은 전좌석이 매진된 한국-미국전을 제외하면 덴마크-세네갈전 34.0%, 남아공-슬로베니아전 29.9%로 극히 부진한 실정이다.

3-4위전의 판매율도 73%로 기대와 달리 높지 않은 편이다.이같은 입장권 판매부진에 대해 대구시는 경기장 규모가 큰데다 배당된 국내판매분이 많은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월드컵 경기장의 좌석수는 개최도시 중 가장 많은 6만5천857석. 게다가 예선 3경기의 국내 판매분도 2만2천~2만4천여석으로 타도시보다 월등히 많다.

4만3천석 규모 울산의 경우 우루과이-덴마크전 국내판매분은 1만3천631석으로 대구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또 8강전도 2천776석에 불과해 대구의 1만6천700석과 비교하면 1/6수준이다.

대구에서 치러지는 경기가 한-미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인기국의 경기인 것도 판매율 부진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시 월드컵준비반 관계자는 "월드컵에 대한 일반적 관심은 다른 도시 못지 않게 높지만 경기관람 등을 통한 참여도는 프로축구팀을 가진 다른 도시들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 안전과 암표 유통을 막기 위해 이번 월드컵부터 적용하는 입장권 실명제도 판매율을 떨어뜨리는데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는 입장권 판매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관련 기관단체들에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대책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특단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구시는 '1기관단체, 1월드컵사업'으로 참가국 서포터스를 구성해 보훈청은 남아공, 자원봉사센터와 JC는 세네갈, 로타리클럽은 해외자매 로타리 회원을 초청, 월드컵 붐조성과 함께 입장권 판매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서포터스 회원들에게는 입장료 할인을 해주고 있다.

또 경북지역 단체장 및 교육청과 협조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참가를 유도하는 한편 FIFA파트너 및 후원업체 등 대기업들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가동, 판매율 높이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오는 18일 전경련 회장단 회의를 통해 대기업의 입장권 구입을 당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팀장이 돼 지역 80개 업체를 대상으로 월드컵 홍보설명회를 개최하고 입장권 구입을 위한 범시민 캠페인을 펼쳐 불우청소년, 장애인 축구단을 위한 입장권 구매운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입장권 구입안내 전단 및 스티커 배포와 함께 입장권 선물주기 운동 등도 동시에 전개, 월드컵 입장권 판매에 온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는 것은 경제적 효과 못지 않게 대구를 세계에 알리는 큰 기회"라며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해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 동참 '12번째 대표선수'로 활약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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