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더불어 자연 속에 살고 있지만 인간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생명체인 곤충. 곤충은 짧은 생이지만 종족보존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이름 모를 나무와 풀잎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수 많은 생명체들에 가려 자연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있지만 곤충들은 나름의 생존방식으로 자연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SBS는 오는 6일 밤 10시50분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곤충, 그들만의 세상'(연출 강부길.촬영 김정환)을 방송한다.
곤충은 전체 동물의 4분의 3을 차지하며 그 개체수가 세계적으로 약 300만종에 이른다. 작게는 3㎜부터 크게는 3cm이상의 아주 작은 생명체. 자연 속에서 숨죽인 채 나무와 풀잎으로 위장하고 잠복해 살아가는 그들만의 기상천외한 생태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5년 동안 우리 나라 곳곳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수 십여종의 곤충들의 생태를 담았다. 곤충 세계의 도덕과 윤리, 질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초월한 그들의 삶과 죽음, 사랑을 지켜보며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수 있으리라.
눈길끄는 대목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광대파리의 사랑이야기. 지참금 없는 수놈 광대파리는 사랑을 나누거나 종족을 번식시킬 자격이 없다고 한다.
단 한번의 짝짓기를 한 뒤 정조대를 차야하는 모시나비 암컷의 운명, 그리고 정절을 강요하는 수컷과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암컷과의 엄숙한 거사는 비장미를 느낄 정도.
스모선수를 닮은 장다리파리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암컷 쟁탈전을 치른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 사슴벌레들의 못 말리는 한판승부. 사람이나 곤충이나 강한 자만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 밖에 자식을 위해 몸집의 몇 십배나 되는 나뭇잎으로 3시간 동안 요람을 만드는 거위벌레의 자식사랑, 진딧불과 개비의 뗄래야뗄 수 없는 공생관계 등을 보여준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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