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 밴드음악을 아느냐".
지난달 30일 오후 3시 대구 서구청소년수련관 대중음악작업장에서는 곡을 들어가며 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밴드뮤직 클리닉'공연이 청소년들의 뜨거운 환호속에 개최됐다. 이날 공연은 서구청소년수련관이 문화적 체험을 통한 문화 생산이란 의미로 이름 지은 '대중음악작업장'의 첫 프로젝트. '밴드뮤직 클리닉이라니?'
말하자면 블루스, 로큰롤에서 록, 메탈, 헤비 메탈, 얼터너티브, 펑크, 하드 코어 등 각 장르별 대표곡의 연주를 통해 난해한밴드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자는 얘기. 몇년전 지휘자 금난새씨가 오케스트라와 실황연주를 하며, 각 악기들마다의 특성과 클래식 곡에 대한친숙한 설명을 버무린 양식과 꼭 닮았다.
이날 공연은 댄스경연대회나 노래자랑대회 정도에 그치던 지역 청소년 음악회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킨 첫시도로 평가할 만했다. 대구지역 4인조 록밴드 'JEIMS'가 직접 악기를 연주, 밴드음악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각각의 장르가 어떤식으로 영향을 끼치고 변해왔는지를몸으로 느끼게 했다.
70년대 정통 록으로 딥 퍼플, 정통 메탈로 오지 오스본의 곡이 연주됐고, 메탈리카와 미스터 빅이 80년대 헤비메탈과 하드록의 열기를 전했다.90년대는 니르바나와 그린 데이의 곡이 각각 얼터너티브, 펑크장르를 대표해 선보였다.록과 메탈을 사운드로써 구별하며 듣는 요령과 얼터너티브 장르의 몽롱함이 그룹 니르바나 리더 커트 코베인의 '내 음악은 얼터너티브'라고 한 선언에서 유래됐다는 가요 이면사도 나왔다.
"밴드음악은 각 연주자들간의 마음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교감을 키워주는 장점이 있지요. 단점이라면 한명이라도 빠지면 허전해진다는 겁니다".연주자 각자가 맡은 밴드악기에 대한 재담도 넘쳤다.
드럼은 적당한 리듬과 템포를 만들어 음악을 이끌어 가는 악기, 인간의 사지(?)를 이용해 본능을자극하는 악기. 베이스기타는 합주할 때 잘 들리지 않지만 묵직한 음을 내는 악기. 6현, 7현, 12현의 일렉기타는 '이펙트'라는 보조악기를 사용해 소리의 변화를 내는 화려한, 그러나 돈이 많이 드는 악기라나.
서구청소년수련관측이 대중음악작업장을 청소년 문화체험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내놓은 다양한 기획도 기대를 해 볼 만하다. 오는 7월쯤 영상제작, 그래피티(거리벽화), 록 밴드 공연, 풍물 등을 배우는 '청소년 자유예술학교'를 열 계획이다. 또 다음달에는 록 밴드 수업을 선정하는 등 매월 프로젝트별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053)572-2454.
최병고기자 cb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