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태, 정현준게이트까지 뻗쳤나

입력 2002-04-03 14:47:00

이수동씨 등 아태(亞太)재단 관계자 3명과 김홍업씨 측근 등 10여명이 이번엔 '정현준게이트' 연루 회사인 평창정보통신에 '짜고치는'식의 주식투자를 한 의혹이 불거짐으로써 도대체 대한민국 게이트는 전부 '아태'와 짝궁이냐 하는 개탄이 절로 난다. 더구나 이들은 매입한 10억여원어치의 주식이 휴지가 되자 원금에 이자까지 쳐서 되돌려 받았다니 세상에 이런 투자가 어딨는가.

불황에 허덕이던 시절, "아직도 제조업을 하십니까?"하던 유행어를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명색이 대통령의 측근에 있다는 사람들이 형님 동생 나눠먹기식의 이런 투자를 했다는 사실에 제조업 관계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주식투자에 퇴직금·사업자금·곗돈까지 날린 수많은 '개미'들이 "내원금 돌리도!"하고 달려들지 않겠는가.

아태재단 상임이사였던 이수동씨 등 간부 셋은 평창 회장을 통해 재작년 6월 1주당 1만원에 5천주씩을 구입했고, 김홍업씨 측근 몇명도 똑같은 식으로 주식을 샀다가 넉달뒤 값이 폭락하자 월 2%의 이자까지 쳐서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바로 불법대출 사기극을 벌인 정현준 한국디지털라인 사장이 벤처투자와 주식로비 수단으로 인수했던 회사이자 김성환씨(김홍업씨 친구)가 차명계좌를 통해 70억원을 거래해온 평창종건의 계열사라는 데서 '게이트'간의 연결의혹이 증폭될건 뻔한 이치다.

주식구입 당시의 장외거래값이 3만원이었는데 이처럼 헐값에 사서 잘하면 10배 이상, 못해도 사채이자는 건진다는 장사면 온국민에게 알려줬어야 할 투자종목이다.

사태가 이렇게 얽혀 있으니 '김성환씨의 90억 차명계좌의 실주인은 제3자'라는 의혹의 불똥이 대통령 아들에게까지 튄다고 해서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때맞춰 김성환씨의 위성방송 업체 등에 몇몇 대기업들의 수백억 투자계획까지 흘러나오면서 기업과 고물과 정치의 삼각관계가 새삼 거론되고 있다.

'이명재검찰'은 장래찬 이란 한공직자의 자살까지 몰고 왔던 이 '정게이트'의 파생의혹들을 모두 캐내 '퍼즐게임'을 완성시키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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