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경선 지역 득표전

입력 2002-04-02 14:13:00

대구와 경북, 인천 등 오는 5일부터 3일간 민주당 경선의 흐름을 좌우할 대회전을 앞두고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간 공방이 격렬해졌다.

이 후보측은 보수적인 대구·경북지역을 겨냥, 주한미군철수 주장 등 노 후보의 과거발언을 들춰내 해명을 요구하는 등 이념공세의 수위를 높이면서 노 후보의 사상적 편향성을 부각시키는 한편 노 후보의 재산의혹까지 제기하며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이에 노 후보측은 근거없는 비방과 모략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적극적인 해명에 주력했다.

▨이인제 후보=이 후보 진영의 김윤수 특보는 1일 오후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의 합법화에 대한 입장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에 한총련이 참여하고 있다는 의혹 그리고 민주대연합적 정계개편에 한총련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이 포함되는지 등을 노 후보측에 공개질의했다.

김 특보는 이어 부인 명의로 5억원 상당의 빌라를 매입한 자금의 출처와 증여세 납부 여부를 질의하는 등 노후보에 대한 공격을 전방위로 확대했다.

김 특보는 특히 "한총련이 철도와 발전산업의 민영화 반대와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노 후보측의 주장과 거의 같다"면서 "노 후보는 지난 90년 11월24일 문익환 목사 등 재야인사와 함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측은 한 월간잡지에 실린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노 후보는 민주당의 정체성과는 맞지 않고 민주노동당 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밝힌 부분까지 소개하면서 노 후보의 급진개혁성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노무현 후보측=노 후보측은 유종필 공보특보를 통해 "이 후보측의 공개질의서는 빨간페인트칠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후보는 당과 당 후보에 대한 근거없는 흠집내기에 나서지 말라"고 비난했다.

유 특보는 이어 "노사모는 한총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순수한 단체에 색깔공세를 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 이라며 "이 후보는 한나라당의 2중대"라고 공격했다.

이 후보측이 의혹을 제기한 빌라에 대해서는 "96년 여의도에 살던 아파트를 팔고 4억여원에 구입한 것이며 증여세를 안내도 되는 상황이어서 증여세를 안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한미군철수 주장에 대해서는 당초 유 특보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노 후보는 2일 오전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 "그 당시(90년) 서명한 적이 있다"며 재야인사들과 함께 시국선언에 서명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그 이후 통합민주당의 대변인을 지내면서 생각을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북, 대미정책은 현 정부와 거의 같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폐지는 과거 민주당과 평화민주당의 당론이었으며 21세기 지도자의 법과 인권에 대한 의식으로 국보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노 후보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정책은 시대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 변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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