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피플-영여왕 모후 101세로 서거

입력 2002-04-01 00:00:00

◈350개 단체 활발한 후원운동 자손들 잇단 결혼실패 낙담도

영국 여왕 모후가 지난 30일 오후 윈저성에서 향년 101세로 서거했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다.버킹엄궁 대변인은 "여왕 모후는 지난해 성탄절에 악성 기침과 폐 감염을 앓은 이후 최근 수주간 극히 쇠약해졌다"며 "오늘 아침 여왕 모후의 상태가 악화돼 주치의들을 불렀다.

여왕 모후는 로열로지에서 잠을 자던중 오후 3시15분 평화롭게 숨을 거뒀으며 엘리자베스 여왕이 모후의 곁을 지켰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여왕 모후의 장례식은 오는 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다.

장례식후 모후의 시신은 윈저성에 있는 왕실 전용 지하묘지에 부군 고(故) 조지 6세의 묘 바로 옆에 안장된다.

기본적으로 가정적인 여자였던 영국여왕 모후는 대외활동의 화려함과 위엄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가정생활을 꾸렸으나 말년에는 자손들의 잇단 이혼 등으로 슬픈 시절을 보냈다.

여왕 모후는 왕비가 될 것으로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으나 윈저공이 된 조지 5세의 왕위포기는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남편 조지 6세와 그를 왕좌로 밀어 올렸다.조지 6세의 왕비가 된 날부터 그는 자신과 가족의 삶을 국가에 대한 봉사에 바쳤고 수줍음 많고 나서지 않는 왕을 뒷바라지 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남편 조지 6세가 지난 52년 서거하고 1년뒤 딸 엘리자베스 공주가 왕위를 계승하면서 뒤로 물러 앉을 것으로 예상됐던 여왕 모후는 그러나 왕족으로서의 의무를 계속했다.

모두 40여회의 해외여행, 수없이 많은 나들이와 연설 등을 통해 국민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그는 남편을 뒷바라지 했던 것처럼 딸을 뒷바라지 했고 여왕은 거의 매일 모후와 연락을 했다.

여왕 모후는 또 350개가 넘는 단체의 후원자였으며 각 단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여왕 모후는 4차례에 걸친 자손들의 결혼실패에 낙담했지만 한때 마거릿 공주가 이혼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이겨나갔다.

그는 지난 1923년 결혼 직전의 기자회견 이후로는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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