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과 연극을 사랑하는 대구시민들의 축제인 '2002 대구연극제'가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막을 연다.
이번 연극제에는 극단 예전의 '다시라기'가 다음달 2~4일, 극단 처용의 '고추말리기'가 다음달 6~8일 경연작으로 참여한다. 30, 31일에는 서울 76극단의 '청춘예찬'이 초청공연으로 무대에 오르고, 극단 연인무대 '돼지사냥'이 자유참가작으로 7일까지 '시어터 연인'에서 선보인다.
올해 대구연극제는 경연방식과 비경연방식을 동시에 채택, 다른 해와 두드러진 차별을 보이고 있다.
경연작만으로 치러진 예년 연극제가 연극인들만의 무대로 그쳤다거나 일반시민들을 새로운 연극마니아로 이끌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
이번 연극제는 경연작품 수를 줄이고 비경연작을 혼합해 대구연극계의 전력을 집중시키고, 축제적인 이벤트성을 강화해 잃어버린 관객을 불러모으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형적으로 2개 극단만이 경연에 참가했으나, 극단 처용의 공연에 대구지역 7개 극단 배우와 스태프가 뭉쳤고, 극단 예전의 공연에는 4개 극단이 단일팀을 구성해 공연수준이 예년보다 오히려 높을 것이란 평이다.
또한 예년에는 시립극단의 연극공연이 연극제와 비슷한 시기에 잡혀, 배우들이 2~3개 작품의 대본과 씨름을 해야 했지만, 올해는 한달 이상(5월20일) 차이를 둠으로써 출연자들의 부담을 줄인 것도 긍정적인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연극제 기간동안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된다.문화예술회관 공연장 로비에서는 분장사진전, 데드마스크전, 의상전시회 등이 열리고, 관심있는 관객들을 위해 공연이 끝난 후 무대 뒷모습이나 배우들의 분장실도 관람할 수 있게 할 예정.
박현순 대구연극협회 회장은 "연극은 스포츠와 달리 잣대에 따라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경연형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서울연극을 초청해 지역 연극인들에게 자극이 되는 기회를 갖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4월8일 오후 6시 열리며, 대상을 받는 팀이 오는 10월 1일 전주 '소리의 전당'에서 열리는 전국연극제 무대에 대구 대표로 참가한다. 053)606-6334.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상가 배경 참된 삶 일깨우기
▨다시라기=우리나라 전통민속 중 하나인 진도다시라기굿을 연극으로 다룬 작품. '삶과 죽음은 하나다'는 가치관과 '슬퍼하되 몸은 상하지는 말라'는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상가에서 상주와 조문객을 위해 다시라기꾼들이 펼치는 흥겨운 마당극이다.
권선징악과 현실풍자, 죽음에 대한 해학을 춤과 노래, 몸짓을 빌려 죽음을 통해 삶을 일깨우고자 한다. '사후 세상에 연연하기보다 이승에서의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자'라는.
상가에서 동네사람들이 한판 연극을 부린다. 상주 대신 나선 가상주는 부의금에만 신경을 쓰고, 조문을 온 맹인은 제상을 흐트려놓고 자기 부인인 넙쭉네와 수작을 부리며 논다. 이때 저승사자가 나타나자 가상주는 혼비백산하게 되고, 동네사람들은 오히려 저승사자를 붙잡아 심문하려다 위험에 처하게 된다.
넙쭉네의 산고소리에 정신을 차린 이들은 저승사자를 물리치고, 넙쭉네는 해산을 하게 되지만 맹인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남아선호사상.생명경시 풍자
▨고추말리기=사회와 가정의 중심은 남성이요, 여성은 남성의 보조자로만 취급되는 우리의 현실. '고추말리'는 아들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소원인 가족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펼치는 한바탕 난장판을 통해 남아선호 사상과 생명경시 풍조를 돌이켜 보게 한다.
불법 성감별과 낙태가 성행하는 세기말. 8대 독자에다 딸만 넷을 둔 황수남은 아들을 낳기 위해 용하다는 병원을 찾게 되는데, 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죽게 된다.아들을 낳아 대를 이으려는 수남의 모친은 박수무당(홍장군)을 찾게 되고, 홍장군은 아들이 죽는 원인이 낙태귀(가출소녀 미연)의 저주임을 알려준다.
한편 홈리스인 자칭 삼신할매와 사신은 미연을 서로 데려가려고 신경전을 펼친다. 홍장군에게 아들 낳는 비법을 전수받은 모친은 아들 내외에게 그 비법을 알려준다. 그러나 수남의 선친이 출가한 누나들의 꿈에 나타나 아들을 낳게 되면 집안이 망한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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