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증시 투자전략

입력 2002-03-30 00:00:00

"먹을 게 없는 장이다".최근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개인투자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지수가 900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정작 수익률은 신통치 않아서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투자종목 선정과 매매 시점 포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적응하기 힘든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29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91 포인트 오른 895.58로 마감됐다. 기관투자가들이 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보이며 지수를 견인했지만 900선 안착에는 실패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88 포인트 오른 92.73으로 이번주 장세를 마쳤다.

증시는 지난 86년 이후 사상 두번째로 6개월 연속 양봉(월말 지수가 월초 지수보다 높은 경우) 출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많이 올랐기 때문에 대세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겠지만 '주가가 오른 것이 가장 큰 악재'라는 증시 격언에도 신경이 쓰이는 시점이 됐다.

중장기 전망에서는 상승 추세가 꺾였다고 할 수 없으나 그동안 지수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는 위험 관리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수급 여건에서는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27일 현재 1조1천억원 가까이 되는 것이 부담이다. 프로그램 매수 잔고는 내달 11일 옵션만기일 이전에 매물로 출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주식형 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유입되는 속도를 본다면 기관들이 '실탄'(주식 매수자금) 부족으로 허덕이지는 않을 것 같다. 위탁자 미수금도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대기매물도 만만찮다.

과거의 경험상 대세 상승장에서도 혹독한 조정은 있었다. 깊은 조정이 있을 때는 지수가 한 두 달에 걸쳐 130~150 포인트나 빠졌다.

4월 장세는 무엇보다 지수 20일 이평선의 지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있다. 사이버애널리스트 이선달씨는 "만일 4월들어 지수가 하락해 20일 이평선을 살짝이라도 하향 돌파한다면 한 두 달간의 깊은 조정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강대원 과장은 "요즘들어 지수가 올랐다 하지만 고가 대형주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로서는 힘든 장이 반복되고 있다"며 "설사 지수가 900에서 1천 포인트로 상승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 정동희씨는 시황을 통해 "지수 1천선까지 남은 약 10%의 수익을 위한 모험은 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1천선 돌파를 위한 새로운 모멘텀이 준비되기 전 까지는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한번은 털고 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www.dals.co.kr 대표 김경수(필명 초생달)씨는 "시장은 큰 폭의 상승도 큰 폭의 하락도 없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업종별로는 강력한 지수대를 이탈하는 흔적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4월부터 깊은 조정이 시작되기 보다는 월드컵대회 전까지 지수 1천 포인트를 달성한 뒤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과거 월드컵을 개최한 6개국의 증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월드컵 개최전에 주가가 올랐다"면서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도 상반기 1천선을 돌파한 뒤 월드컵 개최 이후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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