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용 'A등급' 회복 끝이 아니다

입력 2002-03-29 15:17:00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분석이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3로 이례적으로 두 단계나 높인 것은 우리로서는 또 하나의 경사다. 이로써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A등급에 올라섰으며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셈이다.

당장 자금조달 비용이 연간 10억달러 이상 절감되고 또 외국인 투자를 유인, 지수 900을 돌파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 국제적으로 한국 경제는 차별화되겠지만 무디스가 분석한 우리경제의 명암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경청할 필요가 있다.

외환보유고가 1천60억달러를 넘어 세계 5위를 지키고 있으며 대외 부채부담도 GNP대비 26.6%에 지나지 않아 세계은행의 권고수준인 30%수준을 밑돌고 있음이 신용 회복의 주된 원인이었다.

건전 재정과 국제수지 안정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특히 반도체 뿐 아니라 철강.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이 다양하게 뒤를 받쳐주는 산업구조의 다변화로 인해 한국이 외환위기와 세계적 불황을 슬기롭게 이겨냈다는 지적은 정확한 시각이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곳은 무디스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구조조정은 지속되고 노사는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155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황이지만 일부 금융기관과기업을 제외하고는 아직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웃 일본이 개혁의 시기를 놓쳐 '잃어버린 10년'에이어 새로 10년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사례를 들출 것도 없이 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의 변함없는 화두다. 여전히'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있음을 시인해야 할 것이다. 특히 노사안정은 해외 신용도와 직결된다. 해외자본 유치에서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엄청난 부담이다.

가뜩이나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대중주의)에 밀려 경제논리가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신용은 언제 추락할 지 모른다. 외환위기 직후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도를 6단계나 낮춘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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