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700년 마북느티나무 이식후 관리안돼 병들어

입력 2002-03-28 15:22:00

"너무 늙었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다시 옛 활력을 되찾아야 할텐데…". 노거수회(회장 이삼우 명예회장 대행) 회원들은 경북도의 보호수 지정 1호인 마북느티나무(포항시 신광면 마북리) 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노거수회 회원들은 무려 4억500만원을 들여 이식을 해 놓고도 후속 관리를 제대로 않아 이 느티나무가 시름시름 병들어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서는 할말을 잃고 있다.

마북느티나무는 수령 700여년으로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당주목. 예나 지금이나 정월 대보름이면 동민 모두가 함께 동제를 올리고, 군 입대나 취직을 해 떠나는 이들은 반드시 이 나무에 고(告)하고 갈 정도인데 82년 경북도 보호수 1호로 지정됐다.

이 나무가 기력을 잃은 것은 99년 3월 이식되면서부터. 마북저수지 개울가에 있던 이 나무는 저수지 확장 공사로 개울이 물에 잠기게 되자 원래 있던 자리에서 200m 위로 옮겨졌다.

그런데 700여년을 지탱해온 보금자리였던 개울가 흙이 모자라 제대로 옮겨오지 못한데다 기력도 모라자 활착이 제대로 안된 것.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노거수회는 '이러다가 나무를 죽이겠다' 싶어 올해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나무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나무에 관수조치를 한데 이어 지난주에는 나무둘레의 기존 흙을 다 들어내고 마사토 등 150t의 생명토를 갖고 와 개토작업을 마무리했다.

발근제도 40말을 부었는데 마지막 공정인 막걸리 투여 작업은 오는 30일 오후4시 현지에서 열린다. 회생기원 대제를 겸해 열리는 이날 행사에는 막걸리 70말을 물에 타 투여한다. 막걸리는 노거수가 활력을 되찾는 데에는 더없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거수 회원들은 "경북도 보호수 1호조차 제대로 살려 나가지 못하는 것이 산림행정의 현주소"라며 안타까워 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