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계개편 공개추진"

입력 2002-03-27 14:02:00

민주당 노무현 고문이 전날 한나라당 의원 영입을 통한 정계개편론을 제기한데 이어 27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정계 개편을) 공개 제안할 것"이라고 공언, 한나라당이 노 고문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사퇴까지 주장하고 나서는 등 정치권이 정계개편 논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노 고문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계개편을) 공개 제안한 뒤 국민적 지지를 얻어내고 이어 당내 합의를 통해 당 중진들과 함께 성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경남 통영·고성지구당에서도 "국회내 다수당이 돼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으며, 그런 정계개편이 일어난다고 장담한다"면서 "민주당 성향인 한나라당 사람들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노 고문은 "한나라당에는 민주당과 같은 뜻을 갖고 있고,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들을 민주당 중심으로 다시 뭉치게 해야 한다"며 정계개편의 대상이 한나라당내 진보 성향의 인사들임을 분명히 했다.

노 고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은 일제히 정계개편론의 실체규명은 물론 노 고문의 경선후보 사퇴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의 해명까지 주장하는 등 격렬하게 비판했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27일 당3역회의에서 "야당 의원을 빼내 정계개편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런 주장은 망발로서 있을 수도 없고 성공하지도 못하며 국민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대선 전에 다수당을 만들겠다는 노 후보의 발언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기획되고 주도되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그 실체를 국민 앞에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총무도 "실패할 정계개편을 추진한다면 국민의 저항과 불신을 초래할 것임을 당사자들은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국민당 김윤환 대표도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내에서도 정계개편에 동참할 사람이 있을 것이고 구(舊) 민주계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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