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건 10주년 맞는 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입력 2002-03-26 14:12:00

"정법과 정진 그리고 불자들의 주인정신이 오늘의 경이로운 불사를 이뤄냈습니다". 대구시 남구 영남대병원 네거리에 있는 '영남불교대학 관음사'가 한국 불교 최대의 도심 포교도량으로 성장한 비결을 회주 우학 스님은 이렇게 설명했다.

1천평 부지 위에 세운 7층 법당 건물과 6만을 헤아리는 동문.신자 그리고 사회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수많은 신행단체…. 월 50만원의 100여평 전세 포교당에서 도심 포교를 발원한 지 10년만의 일이다.

스님은 이것이 모든 신도들의 월 학비와 기도동참금을 모아 세운 땀과 눈물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동참했지요. 모든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합리적으로 관리.감독체계를 갖췄습니다. 부지와 건물도 애초에 대한불교조계종 관음사로 등기해 뒀습니다".

스님은 오는 5월 창건 1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불사를 일으켰다.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또다른 행보이다. 지난 2월 불우 청소년을 위한 '마야 장학회'를 창립했고 보다 조직적인 봉사활동을 위한 후원단체 'G.M'을 발족했다.인터넷 불교 동호회인 '인드라망' 창립과 전국의 첫 불교만화 공모전 개최는 21세기형 포교역량 강화의 한 방안이다. 청도에 주말농장을 열고 월드컵대회를 앞둔 친절학교까지 개설해 사회 일반에 한걸음 더 다가설 요량이다.

베스트셀러 '저거는 맨날 고기 묵고'의 저자로도 유명한 우학 스님은 10년간 50권의 책을 펴낸 문서포교의 대가이기도 하다. 최근 50번째 '이야기 관세음보살' 출간으로 불교대학 교재와 교리 편찬에서 시작된 집필이 수필과 선시집에 이어 소설 영역까지 확대됐다.

"한권의 책은 한명의 포교사"임을 강조해 온 스님의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간단없는 수행과 정진 그리고 발원에 대중들은 그저 경외심만 더해가지만 정작 스님의 행보는 늘 소탈하다.

현재 영남불교대학에는 재학생이 7천~8천명에 이른다. 올 봄 신입생만도 3천300명에 달한다. '왜 이렇게 많은 불자와 시민들이 몰릴까'란 질문에는 먼저 '내실있는 인생공부에 부담없는 학비'를 들었다."시민선방 등 올바른 수행모임이 많습니다. 철저한 강의 준비와 눈높이 교육도 주효했다고 봅니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숱한 신행단체의 활동에 신도들의 자부심도 남다르지요".

불교가 붓다의 본래 메시지를 망각한 사이비 교리나 운명론 등에 흔들리는 것을 보고 '정법을 펼쳐야 세상이 바로 되겠다'는 생각에 도심 포교에 나섰다는 스님은 지난해 창건한 분원인 감포 해황사에 행자들을 모아 승려교육에도 더욱 매진할 작정이다.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큰 불사는 유치원과 복지원 건립이다. 현대인들의 자아성찰에 기여하는 도량 조성과 불교의 대중화에 한걸음더 다가서기 위한 것이다. 스님은 끝으로 "나보다는 모두를 생각하는 대승적인 불자가 되기를 기원한다"란 법어를 남겼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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