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고문 '갈림길' 민주 경선 위기

입력 2002-03-26 14:44:00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인제 고문이 김중권 후보의 전격 사퇴에 충격을 받고 금명간 후보 사퇴를 포함한 거취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져 민주당 경선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노무현 바람에 위기를 느끼고 음모론을 제기해온 이인제 후보는 25일 김중권 후보의 사퇴로 상대적으로 노 후보가 유리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남은 경선 일정을 포기하는 방안을 숙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당초 오는 30일 있을 경남지역 경선을 위해 마산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틀째 경남행을 포기한 채 자택에서 칩거를 계속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갖기로 했던 기자회견은 취소했지만 후보사퇴 의사가 강한 것으로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김중권 사퇴라는 변수가 돌발한 이후 현역의원 20여명을 포함한 이 후보 캠프 핵심측근들은 26일 오전 여의도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이 후보 거취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한 측근은 "당장 경선을 그만둬야 한다는 강경론과 경선판을 깨서는 안된다는 온건론이 반반"이라며 "최종 결론은 이 후보 본인이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후보가 중도 하차를 할 경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노무현 후보와 정동영 후보 양자 대결로 좁혀지면서 두 사람의 표 차이가 엄청나 사실상 경선의 의미를 잃을 것으로 당 지도부는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후보측은 이 후보 사퇴설과 관련해 경선무산을 우려하면서도 "(이 후보의)경선포기 시사가 협박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지난번 강원 경선에서도 전날까지 탈당 등 중대결심설을 흘려 득표율을 높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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