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차명계좌 90억 입금 아태재단 관계자 등에 유입

입력 2002-03-25 14:02:00

◈특검수사 최종 발표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의 고교동기 김성환씨의 차명계좌는 모두 6개로 이 계좌에는 현금으로 모두 90억여원이 입금됐다가 아태재단 관계자나 건설업체 등에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는 작년 11월6일 미국행 항공편을 예약했으며, 예약전 김대웅 광주고검장과 3차례 전화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해온 차정일 특검팀은 25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105일간의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3차에 걸친 수사기간중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등 모두 9명을 구속기소하고 민주당 김봉호 전 의원 등 3명을 불구속기소했으며, 김성환씨 내사사건 등 10건에 대해 검찰에 통보, 수사를 의뢰했다.

특검팀은 김봉호 전 의원의 경우 차명계좌에 입금된 2억6천여만원 중 이용호씨로부터 받은 5천만원 외에 나머지 돈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김성환씨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 김모씨 등 2명의 명의로 된 4개 계좌와 2개의 연결계좌 등 모두 6개의 차명계좌를 발견했으며, 이 계좌들에는 P토건 등으로부터 현금으로 5천만~1억5천만원씩 수차례에 걸쳐 총 90억여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이 돈이 이수동씨를 비롯한 아태재단 관계자들이나 건설업체 등으로 전액 유입됐으며, 이중 10억여원은 통상적인 자금 거래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혀 돈 세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수사상황 누설의혹과 관련, "이수동씨는 검찰간부로부터 내사예정 사실을 전해듣고 2년간 재입국 유예조치를 위해 작년 11월6일 미국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고 진술했으며, 검찰 간부가 이수동씨에게 내사사실을 전해준 통화는 예약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작년 11월6일 이전인 9월20일과 22일, 10월19일 등 모두 3차례 김대웅 광주고검장이 이씨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의 가족 명의 예금계좌에 이용호씨의 계좌로부터 200만원이 입금된 것으로 확인돼 검찰에 넘겼으며, 삼애인더스 해외전환사채(CB) 발행과 관련, 산업은행의 증권거래법위반 혐의를 검찰에 통보했다.

특검팀은 이수동씨의 인사청탁 비리의혹,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2천만원수수, 신승환씨의 감세청탁, 김영준씨의 여권 위조·행사 등 관련 사건, 윤모 금감원공시조사실장의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해서도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 등 2000년 이용호씨 내·수사 당시 지휘라인에 대해서는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내사종결·중지했고, 신승남 전 총장에 대한 수사중단 압력의혹 역시 증거가 없어 내사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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