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부부의 삶찾기 잔잔하게 그려

입력 2002-03-25 00:00:00

우리 사회의 중년 남성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사회나 직장에서 그들을 그저 '돈버는 사람'으로밖에 보지 않는다. 이럴 땐 외로워진다. 그래서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고 심지어는 세상에서 '증발'하고픈 욕구를 느끼기도 한다. 어떤 이는 '바람'을 피우기도….

MBC가 4월8일부터 방송할 '위기의 남자'(월.화요일 밤 9시50분)는 그런 남성의 이야기를 한다. 오랫동안 귀농을 꿈꾸어온 동주(김영철 분), 귀농을 반대하는 아내 금희(황신혜), 동주의 첫사랑 연지(배종옥),금희에게 진실한 사랑으로 다가오는 준하(신성우)를 중심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주인공 동주는 삶에 대해 회의를 느끼며 방황하는 30대 후반의 직장인. 뇌물수수를 거부한 하청업자의 자살사건으로충격을 받은 그는 오랫동안 간직해 온 귀농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표를 낸다. 그리고 그 앞에 다시 나타난 첫사랑 연지. 동주는 이로 인해 아내와 갈등을 빚고 가정은 위기를 맞게 된다.

미술에 재능이 있었던 금희는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접고 동주와 결혼해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는 평범한 주부.남편은 그를 한없이 외롭게 하고 그 역시 삶에 지쳐간다. 그 때 우연히 그녀에게도 새로운 사랑 준하가 나타난다.

한 가정에 새로운 기류를 형성한 연지. 동주의 가난 때문에 사랑을 하면서도 그와 결혼을 못한 연지는 충격으로 유학을 떠난 뒤 세계적 화가가 돼 돌아온다. 연지는 동주와의 사랑을 못잊어 화실을 핑계로 그를 따라 시골로 간다.

이 드라마는 한 남자가 도시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농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한다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일상의 작은 즐거움들을 곳곳에 담아내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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