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 후보측이 '음모론'을 제기하며 특정인을 실명거론한 가운데 충남지역 경선이 23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다. 그동안 충남(선거인단수 2천658명)은 이 후보의 텃밭에 속하는 지역이나 '노풍(盧風·노무현 바람)'탓에 어느 측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으로 뒤바뀌었다. 게다가 사퇴설에 시달리는 김중권·정동영 후보가 "바람은 바람으로 끝날 뿐"이라며 선두권과 격차를 좁힐 태세여서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이날 정견발표에서 노무현 후보는 "민심이 요동치며 민주당과 나에 대한 지지는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노무현 개인에 대한 지지만은 아니라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바라는 국민들의 희망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후보가 되면 기필코 승리하여 원칙이 바로 서고 동서화합, 국민이 통합된 나라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에 맞서 이인제 후보는 "불행히도 당내에서조차 지역주의에 매달려있는 분들이 있다"며 노 후보를 겨냥한 뒤 "영남사람이 후보로 돼야 된다, 호남은 안된다는 식의 잠꼬대 같은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은 노무현 돌풍을 몰고 온 의외성과 잇따른 후보사퇴를 두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나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며 다시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중권 후보도 "노 후보가 보수와 개혁 양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노 후보의 정체성 문제를 비난했다. 그는 또 "지금 2강 구도니 하는 것이 어느 정도 드셀지는 모르지만 바람은 자연 수그러질 것"이라며 "국민들이 냉정을 찾으면 12월 대선에서 이길 후보로 저를 뽑을 것인 만큼 꿋꿋하게 페이스를 지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동영 후보는 "현재 진행되는 경선양상이 '이기는 것이 선(善)' 이라는 승리 이데올로기에 함몰되고 있다"며 "구체적 사실 없는 후보간 상호비난과 구구한 억측 또한 국민경선 초기의 혼란상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후보는 "승리 지상주의 타파와 후보간 비난전의 중단"을 제안한 뒤 △직계 가족과 본인의 병역, 재산, 납세 관련 자료의 공개 △국가경영의 목표와 비전, 수단을 공개 △정계 입문 후 지금까지의 주요 행적 공개 등을 요구했다.
○…24일 예정된 강원경선은 선거인단 규모가 2천220명(3.2%)에 불과하나 이 후보의 '조직력'과 노 후보의 '바람'이 맞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강원은 이 후보의 아성권으로 분류됐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10% 이상 이 후보에 앞서 양측간 세대결이 치열하다.
여기에다 김 후보도 자신의 고향인 울진이 과거 강원도였다는 '뿌리론'을 내세우며 표잠식에 나섰고 정 후보 역시 세대교체론에 기대를 걸고있다. 김 후보는 "경북북부지역은 강원도와 인적·물적 교류가 많은 지역이고 보수적 성향도 강해 해볼만 하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천안·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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