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아들 중·고교 등하교 돕던 어머니 대구대 입학

입력 2002-03-22 15:32:00

"아들 덕분에 대학 새내기가 된 기분이에요. 중·고교때와 달리 강의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받아야 해 몸고생은 심하지만 하루 하루가 새롭고 즐겁습니다".

교통사고로 인한 1급 장애 아들과 중·고교 6년을 함께 등하교한 눈물 겨운 모정이 알려져 (본지 2월9일자 사회면 보도) 잔잔한 감동을 줬던 안정임(52·경산 하양)씨와 아들 강영극(22)씨.

영극씨는 하양 무학고 졸업후 현재 대구대 회화과에 입학해 중·고교 때 등하교를 돌봐준 어머니와 함께 대학 생활에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변화가 있다면 중·고교 수업 시간때는 어머니가 교실 밖에서 기다렸지만 대학에서는 아들과 수업을 같이 받는다는 점.

어머니 도움없이는 정상적인 수업 받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안 대구대측이 아들을 위해 어머니도 함께 수업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그래서 어머니는 현재 아들과 함께 미술 실기는 물론 교양 수업도 함께 받고 있다특수 학생이 비교적 많은 대구대이지만 이들 모자처럼 보호자가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영극씨와 같은 과에 입학한 박정(28)씨도 같은 경우. 전신마비 장애인인 박씨는 아내와 함께 수업을 받는다. 박씨는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다.

영극씨 모자는 수업후 오후 6~9시까지 보충 수업 형태로 있는 기초 소묘 수업에도 참석할 정도로 열심이다.

"한명 등록금으로 두명이 대학 다니는 셈이죠". 아들 덕분에 늦깎이 대학생이 된 듯하다는 어머니는 대학측 배려에 거듭 고마워했다.

"아들이 대학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저도 취미 생활로 시작한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기분이 늘 좋다"고 모자는 환하게 웃었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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