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애널리스트 조심하라"

입력 2002-03-22 00:00:00

사이버애널리스트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면서 자질이 떨어지는 일부 사이버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자신이 미리 사놓거나 유료정보에 올려놓은 특정종목을 추천해 투자자들의 추격매수를 유도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모 증권 케이블TV에 출연중인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이름으로 나가는 고가의 유료 전화ARS에 특정 종목을 추천한 뒤 방송에서 해당 종목을 다시 추천하다가 적발됐다.

방송을 통해 특정 종목을 추천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추격매수가 유발돼 주가가 상승한다는 점에서 그는 불공정 행위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파문이 일자 증권 케이블TV 방송사들은 '개인적 또는 일부 회원들의 이익을 위한 일체의 시세 조종 및 정보 유출.조작행위를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하지 않은 애널리스트의 방송 출연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서고 있다.

증권정보사이트를 통한 일부 사이버애널리스들의 불공정 주가조작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도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은 37개 증권사 사이트와 106개 증권투자정보 사이트를 금감원의 인터넷증권범죄신고센터(Cybercop)에 링크해 투자자들이 즉시 제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금감원은 현재 몇몇 유명 사이버애널리스트들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종목에 대한 집중 매집을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리자고 동호회원들을 선동하거나 △자신이 미리 사놓은 종목을 추천해 물량을 떠넘기는 것 들이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로 꼽힌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양질의 투자 정보에 목말라 하지만 실력과 양심을 겸비한 고수급 애널리스트를 식별해 내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란한 글솜씨와 해박한 지식을 동원, 주가를 예측하고 종목을 추천하지만 결과적으로 헛짚는 사이버애널리스트가 많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개인투자자 정모(43.대구시 동구 방촌동)씨는 "예전에는 인터넷 주식사이트에 실린 사이버애널리스트들의 글을 애독했지만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는 판단에 따라 요즘에는 거의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투자 경력 20년의 한 사이버애널리스트는 "실력도 검증되지 않은데다 의도마저 불순한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시황과 종목 추천을 믿고 주식을 매매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신뢰할 만한 전문가를 선별해 낼 안목이 없다면 아예 사이버애널리스트들의 글을 읽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용 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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