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에요
당신이 보여주는 작은 풀꽃은
이 세상 어느 꽃보다 아름답고
벌레 한 마리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그 숨결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당신이 앉으면
둘레는 갑자기 눈이 부시고
햇살도 한결 따사로워요
아, 내가 이 세상에서
이렇게 설레며 살아가는 것은
그래요 당신 때문이에요
당신의 눈빛 하나로
온몸이 떨리기 때문이에요
이진흥 '연가.3'
연가(戀歌)라면 흔히 이성을 생각하기 쉽다. 이 시 역시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조금 각도를 달리해서 읽어 본다. 여기서 '당신'을 자연만물의 어머니인 大地(흙)로 읽는다.
그러면 이 시는 아름다운 생태시가 된다. 작은 풀꽃 하나, 벌레 한 마리조차도 대지의 손바닥 위에서 얼마나 소중한가. 마찬가지로 당신을 절대자로 읽으면 훌륭한 종교시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시는 내포와 외연이 넓은 시라 할 수 있다.
김용락〈시인〉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