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可能性 확인한 '大邱국제섬유전'

입력 2002-03-18 14:28:00

섬유도시 대구의 국제적 위상을 가늠할 제1회 '대구국제섬유박람회'(프리뷰 인 대구)가 지난 16일 막을 내렸다.

섬유의 기능성과 지능성을 강조한 '인텔리전스'를 주제로 국내외 210여 업체가 70여개국의 바이어와 활발한 상담을 벌여 7억2천만달러의 수출 계약 실적을 올린 것은 지역의 첫 국제섬유박람회 성과로서는 괄목할 만하다.

특히 행사 준비에 다소 차질은 있었지만 이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별 대과없이 치러냄으로써 대구섬유의 명예회복 가능성과 함께 '세계 속 대구'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 박람회의 최대 수확은 바이어 유치다. 외국 바이어가 4천100명을 넘어섰고 국내 바이어가 5천800명을 돌파, 약 1만명의 섬유 바이어를 대구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9·11테러' 이후 미주지역으로 진출을 꺼린 아랍권의 바이어들이 대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큰 수확이다. 당초 4천명을 목표로 했으나 업계에서는 내심 2천명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는데 목표치를 웃돈 것은 주최측의 치밀한 홍보 전략 덕분이다.

아시아의 대표적 원단 전시회인 홍콩의 '인터스토프'에 보통 2천500명의 바이어가 몰리고 있으며, 지난해 1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뷰 인 서울'에 2천400명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대구국제섬유박람회의 성공 여부를 짐작할 수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 원사업체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신소재를 내놓은 업체가 적어 '그렇고 그런' 기존 제품 전시회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대구 섬유류 수출이 95년 대비 4분의 1로 추락할 정도로 지역 섬유의 황폐화는 심각하다. 국제섬유박람회가 그 '탈출구'의 역할을 하려면 업체들의 기술개발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

7억달러가 넘는 수출계약도 바이어가 연간 수입량을 앞당겨 계약했을 뿐 신규 수요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제 국제섬유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가능성은 확인됐다. 그러나 '프리뷰 인 대구'가 대구지역의 정기적인 국제박람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바이어 대응 미숙, 연계 프로그램 부족, 외국 전시업체 빈약 등의 문제점을 차근 차근 해결해나가야 한다.

바이어 대다수가 아시아권에 몰려있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내년도 제2회 박람회가 '지역 잔치'로 추락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제품의 다양화·차별화에 대한 연구도 서둘러야 한다. 이제 공은 민간부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세계화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만이 대구 국제섬유박람회의 수명을 연장시킬 것이다.

최신 기사